도서 정보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작은 책방을 마련했습니다.
한 바퀴 찬찬히 둘러보시면 아마도 내일 또 오고 싶으실 거에요.

대변동
NEW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저자 곽재식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20.02.21
정가 16,800원
ISBN 978-89-349-9234-9 03470
판형 140X205 mm
면수 330 쪽
도서상태 판매중
종이책
전자책
  • 등록된정보가 없습니다.

책 소개

 

“세균 박람회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산소가 없는 시절부터 지구에 살았던 그들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빚어냈을까?

일상이 새롭게 보이는 세균 이야기

 

《한국 괴물 백과》,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 《지상 최대의 내기》 등 SF 소설, 글쓰기, 과학 논픽션 등의 분야를 넘나들며 왕성한 필력을 선보이고 있는 ‘괴물 작가’ 곽재식의 신간. 이번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하는 존재, 인류가 등장하기 한참 전인 40억 년 전부터 지구에 나타나 지금 우리가 사는 자연적이고 인공적인 세계를 만들어온 세균을 소개한다. 가상의 박람회장은 과거관, 현재관, 미래관, 우주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독자들은 비유와 SF적 상상력이 넘치는 입담 좋은 저자의 안내를 받으며 즐겁게 세균의 세계로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이런 식으로 ‘왜 사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예로부터 신비롭게 포장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도대체 왜 사는가에 대해서 좀 다른 방식으로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왜 사는가’가 아니라 ‘어쩌다가 삶이란 것을 살게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추었다. …

그러니까 결국 이 지구라는 행성에 어쩌다가 생명체가 생겨났고, 그 생명체가 후손을 남기며 살고자 하는 습성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시작된 것이다. … 우리가 태어난 것,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보려고 하는 것, 죽기를 싫어하는 것은 결국 따지고 보면 최초의 생명체로부터 이어진 생명의 습성이다. … ‘왜 사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어째서 살게 되는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설명이라고 할 만한 이야기다. _16~17쪽

 

지금도 보톡스 제품을 만들 때는 보툴리눔균을 공장에서 키우고 보툴리눔균이 뿜어내는 독을 재료로 활용한다. 산소를 마시기만 하면 죽어버리는 이 세균들은 그래도 자신들이 대단히 강력한 독을 뿜어내고 있다면서 의기양양하게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보톡스 공장의 장비 안에서 멋모르고 꼼지락거리고 살다가 사람들에게 그 독을 뽑히고 있을 뿐이다. 보툴리눔균이 소중하게 품고 있는 치명적인 무기를 사람들은 추출하고 가공해서 여유롭게 피부 주름을 펴는 일에 활용하고 있다. 보툴리눔균들은 전혀 모르고 있겠지만, 보툴리눔균을 잘 키우는 방법을 두고 회사들이 서로 소송을 걸며 한참 싸우기도 했다.

이러한 상상을 한번 해보자. 핵폭탄이 터지면 희귀한 방사능 물질들이 잔뜩 생긴다. 사람들의 세상이 핵전쟁으로 멸망한 후 사람들을 몇천 년 전부터 지켜보던 외계인들이 찾아와서는 “아, 이 행성도 잘 익었네”라고 좋아하면서 핵폭발의 잔해 위에 널려 있는 특이한 방사능 물질들을 수확해서 즐겁게 돌아간다. 나는 이런 장면을 가끔 상상하면 보톡스 제품 생산 공장의 풍경을 떠올릴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_58~59쪽

 

이것을 사람에 비유해보자면 이렇다. 어떤 사람이 나이가 마흔 정도 되면 어느 순간 ‘자식을 낳아야겠다’는 생각에 점점 덩치가 커지더니 모습이 변한다. 이 사람은 마침내 커다란 공 모양 고깃덩어리처럼 변한다. 그리고 그 공 모양의 덩어리가 점차 갈라지고 두 사람이 된다. 그렇게 해서 원래 한 사람이었던 덩어리는 두 사람으로 불어난다.

둘로 갈라져 나온 사람들은 덩치가 작아져서 아마 열 몇 살 정도의 어린아이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두 사람은 지문도 같고 생긴 모습도 같고 처음 한 사람이 갖고 있던 기억도 똑같이 갖고 있다. 사십 평생 열심히 살았던 기억, 그리고 공 모양으로 변신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 자식을 낳으려고 한숨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이렇게 어린 모습으로 몸이 변했고, 옆에는 자기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한 명 더 있다고 둘 다 똑같이 생각한다. 이전보다 어린 두 사람으로 쪼개졌을 뿐, 누가 원본이고 누가 사본인지 구분할 수 없다. 그리고 이들은 이러한 방식을 계속 반복하면서 영원히 늙지 않고 살아간다. _122~123쪽

 

이에 관해 신화 같은 이야기를 꾸며보는 사람들도 있다. 아주 먼 옛날 생명체가 멋모르고 단순하고 순박하게 살았을 때는 영원한 젊음을 누리며 낙원에서 살았다. 그러다가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일을 하고 알아서는 안 된다고 하는 지식을 깨달은 후에는 훨씬 더 지혜롭고 자유롭게 살게 된 대신에, 낙원에서 쫓겨나 한정된 수명을 살며 늙어가는 신세가 되었다. 이러한 신화에 따르면 핵을 가진 복잡한 생물이 되어 여러 세포 덩어리로 자라나고 그 결과 다양한 생활을 하며 깊은 고민을 하면서 사는 다채로운 삶이, 바로 세균 같은 생물이 누리는 영원한 젊음을 포기한 대가인 셈이다. _138~139쪽

 

불경기가 계속되어 취업이 어려운 시대를 생각해보자. 혹은 내가 어느 나라의 언어를 열심히 공부했는데 그 나라와 내가 사는 나라의 관계가 갑자기 악화되어 내가 배운 언어가 쓸모없어진 때가 되었다고 해보자. 그럴 때 어느 깊은 산속 동굴로 들어가 침낭 안에 몸을 욱여넣고, 몇 년이고 쿨쿨 자면서 다시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내가 배운 능력이 필요한 곳이 많아져서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몇 년이고 버티는 수법을 쓸 수 있다면 어떨까? 내생포자로 변신하는 세균은 그렇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_142~143쪽

 

나는 달 기지와 화성 기지에 우주 탐사대를 보낼 일을 꿈꾸는 기술자들이 세균을 연구할 때 몽골의 사막에 숲을 만들 기술도 함께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성 같은 메마른 땅에서 잘 버티는 세균 무리를 개발해서 황야에 조금씩 영양분을 채워나가게 하고, 그 위에 적은 수분으로도 버틸 수 있는 이끼나 식물을 살아가게 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화성을 개척하는 기술이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새로운 길이 된다. 우주 개척을 향한 기나긴 연구에서 당장 지구에 쓸모가 많은 성과를 얻는다. 화성을 개척하기 위해 세균을 연구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우리는 기후 변화에 맞서고 미세먼지를 몰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런 길로 나아간다면 실험실 시험관 속 모래 한 줌에 들어있는 세균들이 얼마 후 황야를 초록빛으로 뒤덮을 것이고, 세월이 지나 그들은 밤하늘 저편에서 빛나는 붉은 행성 또한 정복할 것이다. _336쪽

 

  • 곽재식 (저자)

소설가. 공학 박사. 현재 화학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쓴 책으로는 과학 논픽션 《우리가 과학을 사랑하는 법》, 《로봇공화국에서 살아남는 법》을 비롯하여 《지상 최대의 내기》, 《행성 대관람차》, 《가장 무서운 이야기 사건》 등 소설 여러 권, 글쓰는 이들을 위한 책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 한국의 전통 괴물을 소개하는 《한국 괴물 백과》가 있다.

2006년 단편 <토끼의 아리아>가 MBC 베스트극장에서 영상화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환상문학웹진 거울에 매월 한 편의 단편을 발표하고 있다.

서문

 

 

1부 과거관

 

1장┃최초의 생명

왜 사는가, 혹은 어쩌다 사는가?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이상한 무늬

세균은 언제 생겨났을까

렌즈 앞에 펼쳐진 놀라운 세계

세균들의 첫인상

 

2장┃암흑시대

세균의 기원을 찾아서 38

DNA가 먼저일까, 효소가 먼저일까

어설프고 부실한 DNA가 일으키는 놀라운 일

생명의 진화를 이끄는 세균의 변신술

주름을 없애는 무시무시한 살상 무기

세균의 역사를 뒤흔들 존재의 등장

 

3장┃지구의 지배자

고향을 떠나 새로운 터전으로

빛을 먹고사는 세균

남세균 활용법

남세균이 우리에게 준 선물

남세균이 자행한 산소 대학살

 

4장┃우리 시대

미생물이라는 렌즈로 들여다본 세상

돌말과 세균의 결정적 차이

공생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

미토콘드리아에 새겨진 족보

 

 

2부 현재관

 

5장┃불로불사

무병장수를 꿈꾸며

대장균이라는 든든한 보디가드

대장균이 늙지도 죽지도 않는 비결

노화와 진화의 열쇠

세포 자폭 장치에 숨겨진 비밀

세포 자멸의 두 얼굴

 

6장┃은거

위기를 피해 벙커가 된 세균들

아무것도 안 할 때 더 강해진다

소리 없이 잠입하는 암살범

사람의 몸에 살상무기를 장착한다면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평화 유지군

빙하 속 잠들어 있던 세균이 깨어난다면

 

7장┃감시자

언제 어디에나 있는 오랜 친구들

포도상구균과 그람 염색

우리의 스파링 파트너, 표피포도상구균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들

맛있는 발효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김장독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보이지 않을 뿐 언제나 우리 곁에

 

8장┃독립선언

세균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세균과 생물이 공존하는 방식

토끼가 풀만 먹고도 살 수 있는 이유

동물과 식물을 먹여 살리는 세균의 공로

땅속에서 벌어지는 혁신적인 변화

20세기 최고의 발명

 

 

3부 미래관

 

9장┃세균 사용설명서

세균이라는 훌륭한 실험 파트너

뭉쳐야 산다

세균은 어떻게 움직일까

험난한 세상에서 세균이 자신을 지키는 법

DNA 주고받기

 

10장┃세균 결투

2천 년 전 늑도에서 생긴 일

수천 년 동안 활개 친 악당의 정체

결핵균과의 결투

항생제의 등장

바이러스라는 강적의 출현

바이러스를 물리칠 싸움의 기술

곰팡이 대 세균

 

11장┃세균 동물원

하수처리장에서 목격한 미생물 활약상

미생물 생태계를 위한 공생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돋보기, 메타유전학

전국 세균 지도가 있다면

 

 

4부 우주관

 

12장┃외계 생명체

낯선 생명체의 습격

우주 세균에 관한 다양한 상상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도전

우주 세균의 흔적을 찾아서

화성 세균이 우리의 조상이라면

 

13장┃우주 탐사

세균이 선물한 단백질 보충제

쓰레기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

우주 자원 재활용 센터

우주 개척 프로젝트

화성이 제2의 지구가 될 수 있을까

세균이 화성으로 이사를 간다면

 

14장┃최후의 생명

평화로운 공존을 향하여

종말 부등식

핵 공격이 아닌 세균 테러 전쟁

그럼에도 세균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이미지 출처

“세균 박람회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산소가 없는 시절부터 지구에 살았던 그들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빚어냈을까?

일상이 새롭게 보이는 세균 이야기

 

《한국 괴물 백과》,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 《지상 최대의 내기》 등 SF 소설, 글쓰기, 과학 논픽션 등의 분야를 넘나들며 왕성한 필력을 선보이고 있는 ‘괴물 작가’ 곽재식의 신간. 이번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하는 존재, 인류가 등장하기 한참 전인 40억 년 전부터 지구에 나타나 지금 우리가 사는 자연적이고 인공적인 세계를 만들어온 세균을 소개한다. 가상의 박람회장은 과거관, 현재관, 미래관, 우주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독자들은 비유와 SF적 상상력이 넘치는 입담 좋은 저자의 안내를 받으며 즐겁게 세균의 세계로 떠날 수 있을 것이다.

 

1부. 과거관: 태초에 세균이 있었다

지금의 지구 생태계를 만들어온 세균을 만난다. 세균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핵이 없는 세균은

어떻게 핵이 있는 생물로 진화했는지 알아본다.

 

2부. 현재관: 세균, 인간 세계도 만들다

인류의 역사와 우리의 일상을 만들어온 온갖 세균들을 만난다. 표피포도상구균, 고초균, 탄저균… 그들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만들고 파괴할까?

 

3부. 미래관: 세균이 선물할 미래

실험동물 대신에 세균을 쓸 수 있을까? 세균이 바이러스, 곰팡이, 효모와 싸우는 방법을 응용할 수 있을까? 세균으로 환경 문제나 범죄를 해결할 수 있을까?

 

4부. 우주관: 지구가 좁은 세균, 우주로 떠나다

세균을 통해 다른 행성에 사는 생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이 우주에 갈 때 세균이 도움을 주는 방법은 없을까? 세균 연구 결과가 악용되지 않게 하려면?

 

★몸속에 세균이 있는 누구나 입장 가능★

괴물 작가 곽재식이 안내하는

세상에서 가장 유쾌한 세균 박람회

지금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