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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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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편 혹은 내 편

매거진 G 2호 적의 적은 내 친구인가?

저자 리처드 도킨스 , 주경철, 허지원, 송은영, 문보영, 한성우, 정준희, 윤파랑, 강보원, 김대식, 김한민, 황예지, 김엄지, 김광기, 신유정, 이재갑, 박소연, 미깡, 박진여, 정민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21.05.31
정가 19,800원
ISBN 978-89-349-8899-1 04100
판형 170X240 mm
면수 192 쪽
도서상태 판매중
종이책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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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질문과 마주하는 지적 습관

매거진 G의 두 번째 질문 “적의 적은 내 친구인가?”

 

   세계는 좁아졌고 우리는 가까워졌다. 소셜미디어 덕분이다. 그러나 이해보다 편견이, 소통보다 불통이 파다하다. 혐오, 차별, 배제의 언사가 세 불리기, 정쟁의 도구로 쓰인다. 내 편이 아니라면 네 편과 다름없다는 사고방식이 곳곳에 만연하다.

 

   ‘나’를 묻는 것에 출발한 《매거진 G》의 두 번째 질문은 “적의 적은 내 친구인가?”다. 적과 친구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엇이 나와 너를 가까워지게 하고, 반대로 멀어지게 할까. 편은 왜, 어떻게 나뉘는가. 네 편과 내 편의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까.

 

   감정으로만 좌지우지되는 편 가르기 문제는 스무 가지 갈래로 탐구된다. 역사적 사건부터 임상 심리 사례까지, 약육강식의 식물 생태계에서 최신 인공지능 기술 생태계까지, 가장 내밀한 관계인 가족부터 공적 거리 유지가 필요한 직장 동료까지. 적과 친구, 편 가르기에 대한 기존의 통념에서 벗어나 ‘네 편 내 편’의 경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 리처드 도킨스 (저자)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저술가. 〈프로스펙트〉지가 전 세계 백여 개국의 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세계 최고의 지성’으로 뽑혔다.

 

1941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했다.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옥스퍼드 대학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위한 찰스 시모니 석좌교수’를 지냈고, 이후로도 뉴칼리지의 펠로로 있다. 왕립학회 회원이자 왕립문학원 회원이다. ‘이성과 과학을 위한 리처드 도킨스 재단’을 만들어 대중의 과학적 문해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에도 헌신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 물고기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도킨스가 진화과학의 대중적 이해에 공헌한 바를 기려 새로운 어류 속명을 ‘도킨시아’라고 짓기도 했다.

 

1976년 첫 책 《이기적 유전자》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만들어진 신》(2006)으로 과학계와 종교계에 뜨거운 논쟁을 몰고 왔다. 그 외에도 《확장된 표현형》(1982)《눈먼 시계공》(1986)《에덴의 강》(1995)《리처드 도킨스의 진화론 강의》(1996)《무지개를 풀며》(1998)《악마의 사도》(2003)《조상 이야기》(2004)《지상 최대의 쇼》(2009)《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2011)《신, 만들어진 위험》(2019)과 두 권의 자서전 등을 펴냈다.

 

왕립문학원상, 왕립학회 마이클 패러데이 상, 인간과학에서의 업적에 수여하는 국제 코스모스 상, 키슬러 상, 셰익스피어 상, 과학에 대한 저술에 수여하는 루이스 토머스 상, 영국 갤럭시 도서상 올해의 작가상, 데슈너 상, 과학의 대중적 이해를 위한 니렌버그 상 등 수많은 상과 명예학위를 받았다.

 

홈페이지 richarddawkins.net 트위터 @RichardDawkins

  • 주경철 (저자)

역사학자.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 교수다. 근대 태동기부터 대항해 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탐구한다.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한 명쾌한 글쓰기로 근대 유럽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해왔다. 《대항해 시대》, 《문명과 바다》,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그해, 역사가 바뀌다》, 《문화로 읽는 세계사》, 《히스토리아》 등을 썼고, 《지중해》,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허지원 (저자)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 동 대학에서 임상 및 상담심리 석사학위를, 서울대학교에서 뇌인지과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최초로 조현형 성격장애군의 뇌보상회로의 이상성을 규명했고 임상심리학자이자 뇌과학자로서 활발히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아이가 사라지는 세상》(공저) 등을 썼다.

  • 송은영 (저자)

식물세밀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식물을 관찰하고 그 모습을 그림과 글로 남기고 있다. 사람들에게 각자의 인생사가 있듯, 각각의 식물이 가진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그 이야기를 담아 식물의 초상화를 그리는 작업을 진행한다. 지은 책으로 《기초 보태니컬아트》, 《기초 보태니컬아트 컬러링북》 등이 있다.

  • 문보영 (저자)

시를 쓴다.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지은 책으로 시집 《책기둥》, 《배틀그라운드》, 산문집으로 《일기시대》, 《준최선의 롱런》,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등이 있다. 손으로 쓴 일기를 독자에게 우편으로 발송하는 ‘일기 딜리버리’를 운영하고 있다.

  • 한성우 (저자)

국어학자.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다. 각 지역의 언어를 조사하고 연구하며 말의 주인들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한다. 우리말에 담긴 삶의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주는 데 관심이 많다. 지은 책으로 《말의 주인이 되는 시간》, 《문화어 수업》, 《노래의 언어》, 《우리 음식의 언어》, 《방언정담》 등이 있다.

  • 정준희 (저자)

미디어학자.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다. 한국 언론의 저품질성과 직업적 윤리의식의 부재를 여러 채널을 통해 비평하면서 공영 미디어를 통한 공적 담론의 생산과 유통을 강조해왔다. MBC 〈100분 토론〉, TBS TV 〈정준희의 해시태그〉, KBS 1라디오 〈열린토론〉의 진행자로 활동 중이다. 함께 쓴 책으로 《미디어와 한국 현대사》, 《스마트 시대 신문의 위기와 미래》 등이 있다.

  • 윤파랑 (저자)

만화가. 읽고 쓰고 그리는 일을 한다. 네이버 웹툰에서 〈1인용 기분〉을 연재했다. 지은 책으로 《1인용 기분》, 《잠시 고양이면 좋겠어》가 있다.

  • 강보원 (저자)

문학평론가, 시인.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시와 평론 등의 글을 쓴다. 시집 《완벽한 개업 축하 시》를 썼고 함께 쓴 책으로 《셋 이상이 모여》가 있다.

  • 김대식 (저자)

연구하고 글 쓰고 가르치는 뇌과학자. 독일 막스 플랑크 뇌과학 연구소에서 뇌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MIT에서 박사후과정을 보냈고,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원, 미국 미네소타대학 조교수, 보스턴대학 부교수를 거쳐 현재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간 존재와 세상에 대한 질문을 붙들고 과학, 철학, 예술, 역사를 종횡무진하며 뇌를 파헤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뇌과학, 뇌공학, MRI, 인공지능 등이다. 현재 인문과학예술 혁신학교 건명원의 원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당신의 뇌, 미래의 뇌》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김대식의 인간 VS 기계》 《이상한 나라의 뇌과학》 《김대식의 빅퀘스천》 《내 머릿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등이 있다.

  • 김한민 (저자)

작가. 서울 출생. 《유리피데스에게》, 《혜성을 닮은 방》, 《공간의 요정》, 《카페 림보》, 《비수기의 전문가들》, 《아무튼, 비건》 등의 책을 쓰고 그렸다. 《페소아와 페소아들》,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내가 얼마나 많은 영혼을 가졌는지》 등 포르투갈 작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작품을 번역하는 한편 《페소아: 리스본에서 만난 복수의 화신》을 썼다. 현재 해양환경단체 시셰퍼드와 창작 집단 이동시의 일원으로 환경 운동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 황예지 (저자)

사진작가.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수집과 기록에 집착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그들의 습관 덕분에 자연스럽게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다. 거창한 담론보다는 개인의 역사에 큰 울림을 느낀다. 가족사진과 초상사진을 중점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사진집 《mixer bowl》과 《절기, season》, 산문집 《다정한 세계가 있는 것처럼》이 있고, 개인전 〈마고, mago〉를 열었다.

  • 김엄지 (저자)

소설가. 계속 소설만 쓰고 있다. 《미래를 도모하는 방식 가운데》, 《주말, 출근, 산책: 어두움과 비》, 《폭죽무덤》, 《겨울장면》, 《목격》, 《소울반띵》을 썼다. 글을 쓰고 잊고. 나는 봄과 여름이 좋다.

  • 김광기 (저자)

사회학자. 경북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다. 인간과 사회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눈길을 뺏기고 마는 어쩔 수 없는 골수 사회학자이나, 정작 인간들로 이루어진 사회에 속하는 것은 매우 껄끄러워한다. 인간을 이방인으로 그린 ‘이방인의 사회학’을 주창한다. 전공 분야는 사회학이론과 현상학이며, 《뒤르켐 & 베버: 사회는 무엇으로 사는가》, 《이방인의 사회학》, 《아메리칸 엔드 게임》 등을 썼다.

  • 신유정 (저자)

과학기술정책학자.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과학기술사회정책센터의 연구교수다. 인공지능, 신경과학과 같은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형성 과정에서, 지식과 기술 그리고 정책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해왔다. 현재는 데이터 기반 연구 활동의 진화 및 의미에 관심을 가지며, 이에 영향을 미치는 R&D 정책, 인력 정책, 외교 정책 등을 추적하고 있다.

  • 이재갑 (저자)

감염내과 전문의.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전문의로 있다.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질병관리청 감염병 위기관리 전문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자문위원, 질병관리청 역학조사전문위원, 에볼라 긴급구호대 2진 대장, 메르스 즉각대응팀 위원, 국제질병퇴치기금 민간위원, 중수본 본부장(장관) 자문특보단 등을 지냈다. 함께 쓴 책으로 《우리는 바이러스와 살아간다》 등이 있다.

  • 박소연 (저자)

작가. 대기업, 공공 기관, 지자체와 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각 조직의 상위 인재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알게 됐다. ‘탁월한 언어 감각’이야말로 그들의 핵심 경쟁력임을 발견한 뒤, 그 노하우와 비결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등을 썼다.

  • 미깡 (저자)

웹툰작가. 다음 웹툰에 〈술꾼도시처녀들〉, 〈하면 좋습니까〉를 연재했고 그림책 《잘 노는 숲속의 공주》의 스토리를 썼다. 지은 책으로 에세이 《해장음식: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이 있다.

  • 박진여 (저자)

전생 리딩 상담가. ‘박진여전생연구소’를 운영한다. 20년 동안 2만여 명의 전생을 리딩하면서 ‘인간은 결코 우연히 태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생의 슬픔, 고통, 기쁨에 담긴 영적 메시지를 깨닫고 선행이라는 참된 길을 통해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임을 전하고 있다. 《당신의 질문에 전생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당신, 전생에서 읽어드립니다》 등을 썼다.

  • 정민 (저자)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싱가포르와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서 20대를 보냈다. 대학생 시절부터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했고, 졸업 후 디자인을 비롯해 번역과 의류무역업, 이커머스, 포토그래퍼, 디자인 컨설팅, 브랜딩 등 다양한 분야의 일을 두루 경험했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힘들어하던 20대 초반에 명상을 시작했다. 명상을 따로 배우거나 공부하지 않았기에 여러 시도를 통해 서서히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고 고안했다. 이제 명상은 평온하게 하루를 열고 일상을 유지하게 하는 일과이자 습관으로 굳게 자리 잡았다.

 

2018년, 직접 녹음한 명상 가이드가 단 몇 명에게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유튜브 채널 ‘마인드풀tv’를 열었다. 자신이 지나온 터널을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하고 싶었고, 명상이 얼마나 쉽고 편안한지도 알리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한 ‘마인드풀tv’는 2년 만에 11만 명이 넘게 구독하는 인기 채널이 되었다. 현재 명상 멘토로 활동하며 마인드풀한 인생을 살고 있다.

프롤로그

친구와 적의 차이_김대식

 

TENDENCY

영원한 동맹? 그런 게 있을 리가…_주경철

편 가르기의 심리학_허지원

식물 세계의 네 편 내 편_송은영

뜨개질처럼 모두 연결되어 있어요_문보영

 

SURROUNDINGS

적은 없되 동무도 없다_한성우

차별과 혐오의 기술자, 딥페이크 저널리즘_정준희

“적의 적은 우리의 친구”_리처드 도킨스

KEEP!_윤파랑

하지만 그럼 고슴도치는요?_강보원

 

INSPIRING

뇌가 만든 적, 뇌가 만든 친구_김대식

모두를 적으로 돌린 인류세의 악당들_김한민

우리는, 우리를 위해, 미움을_황예지

말_김엄지

 

MECHANISM

고속도로의 이방인들 : 완전한 타인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_김광기

기술과의 수고스러운 관계 맺기_신유정

적과 함께_이재갑

적을 만드는 말, 친구를 만드는 말_박소연

멀지도 가깝지도 않게 : 관계의 가성비가 필요할 때_미깡 X 편집부

 

INNER SIDE

영혼의 연좌제 : 적과 친구라는 카르마_박진여

내 안의 나, 에고와 공존하는 방법_정민

 

에필로그

컨트리뷰터

 

별지 <요즘것들의 의식주호好락樂>_김남희, 김혜원, 미깡, 이경희, 차우진, 한승혜

“됐고, 그래서 너는 누구 편인데?”

 

내 편 아니면 네 편이 되는 극렬 대립 시대

불통과 편견의 벽을 깨트릴 Good and General Questions

 

   세계는 좁아졌고 우리는 가까워졌다. 나의 생각, 너의 일상, 우리 혹은 그들의 행동이 실시간으로 교환되며 전 지구 규모로 확산된다. 소셜미디어를 위시한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 덕분이다. 나, 너, 우리 사이의 소통 가능성이 이토록 확장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과연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을까.

 

   아쉽게도 상황은 좋지 않다. 이해보다 편견이, 소통보다 불통이 파다하다. 확장된 소통 가능성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기 일쑤다. 서로를 향한 혐오, 차별, 배제의 언사가 콘텐츠의 탈을 쓴 채 세 불리기나 정쟁의 도구로 쓰인다. 현실의 대립이 온라인 세계로 옮겨 붙어 갈등이 더욱 비화하거나, 온라인상 갈등이 또 다른 현실의 대립을 낳기도 한다. 내 편이 아니라면 네 편과 다름없다는 사고방식이 사회 곳곳에 만연하다.

 

   서로 가장 가깝되 또 가장 멀어진 지금, 《매거진 G》 2호는 가장 보편적이고 필요한 질문들에 주목했다. 바로 ‘적’, ‘친구’ 그리고 ‘편 가르기’다. 적과 친구의 차이는 무엇일까. 무엇이 나와 너를 가까워지게 하고, 반대로 멀어지게 할까. 편은 왜, 어떻게 나뉘는가. 네 편과 내 편의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까. 고정불변, 당연시되는 네 편 내 편의 경계를 다양한 시선으로 따져 묻고 이해와 소통에 이르는 길을 가늠한다.

 

 

역사와 심리, 문명과 자연, 기술과 생명, 과학과 영성까지

네 편 내 편의 실재와 가상을 넘나드는 스무 가지 번뜩이는 통찰

 

   일견 편 가르기는 인간의 숙명이자 세상의 법칙인 듯하다. 프랑스와 영국의 한시적 동맹과 유구한 반목의 역사를 짚고 난 후 역사학자 주경철은 말한다. “프랑스 입장에서 영국은 ‘배신을 밥 먹듯 하는 나라’다. 그러면 반대로 프랑스는 믿어도 되는 나라일까?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등 주변 국가는 분명 똑같이 험악한 말을 할 게 틀림없다. 근대 국가는 기본적으로 다 그렇게 살아간다.”(19쪽) 우리는 모두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이합집산을 반복한다는 것. 식물세밀화가 송은영의 그림을 감상하다 보면 이 사실이 더욱 생생하게 와닿는다. 동일 모계의 서양갯냉이를 한 자리에 심으면 서로 잎의 확장을 제한해 공존의 방법을 찾아내지만, 다른 모계의 서양갯냉이들을 섞어 심으면 뿌리를 옆으로 뻗고 잎의 크기를 키워 서로의 성장을 방해한다(29쪽).

 

   물론 이와 반대되는 사례도 있다. 국어학자 한성우에 따르면 “존재로서의 나는 있을지라도 너나 저가 없다면 ‘나’라는 인칭이나 그것을 나타낼 말이 있을 필요가 없다. 나와 너, 그리고 저가 있기에 우리도 있다. 나, 너, 우리가 본래 편 가르기의 말이지만 공존 속에서만 가능한 말이다.”(47쪽) 언어적으로 본다면 편 가르기보다 공존이 우선한다는 것이다. 시인 문보영 또한 ‘집단 창작’이 주는 경이와 기쁨을 근거로 들면서, 우리가 서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뜨개질처럼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들어진 존재”(37쪽)임을 힘주어 말한다.

 

   또 한편으로 현실의 ‘편 가르기’ 문제를 한마디로 정의하거나 규정하려 드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네 편 내 편’ 문제를 손쉽게 결론내리고 조급하게 행동한다. 그 결과 상황은 더욱더 악화한다. “적의 적은 우리의 친구”로 얼마든 회유할 수 있다는 태도의 안이함을 비판하는 리처드 도킨스(58쪽)와, 어설픈 이해와 포용이 네 편 내 편의 경계를 더욱 고착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문학평론가 강보원(68쪽)은 바로 이 문제를 짚고 있다. ‘편 가르기는 필요악이며 어쩔 수 없다’는 냉소주의, ‘네 편 내 편의 화합과 공존은 노력하면 얼마든 가능하다’는 낙관주의 둘 다 우리가 거리를 두어야 할 태도다. 표면으로 드러난 결과가 아니라 그 심층의 원인과 다양한 맥락을 두루 조망할 때,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관계에 대해 더 풍부한 교훈과 해법에 이를 수 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임상심리학자 허지원은 말한다. “우리의 삶과 관계는 흑과 백도 아니고 성곽 안도 아닌, 이어진 길 위”(27쪽)에 있다. 나와 남 사이의 관계를 섣부르게 결론지으면 당장 나에게조차 이롭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네 편 내 편을 즉시,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데 집착한다. “음험한 편 가르기 내러티브 속에 사실 조각을 채워넣는 ‘딥페이크 저널리즘’”(57쪽)이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미디어학자 정준희의 진단은 이런 세태를 배경으로 한다. 정보가 실시간 업데이트되고 유통되는 디지털 시대야말로 시간을 들여 다양한 생각과 입장을 교환하고 숙고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초고속 편 가르기 세태와 거리를 두는

아날로그 지식교양잡지의 깊이와 감각

 

   이처럼 ≪매거진 G≫ 2호는 감정으로만 좌지우지되는 편 가르기 문제를 스무 가지 갈래로 탐구한다. 역사적 사건부터 임상 심리 사례까지, 약육강식의 식물 생태계에서 최신 인공지능 기술 생태계까지, 가장 내밀한 관계인 가족부터 공적 거리 유지가 필요한 직장 동료까지. 적과 친구, 편 가르기에 대한 기존 통념에서 벗어나 네 편 내 편의 경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본다.

 

   구성과 디자인 면에서도 이분법적 태도와 적극 거리를 두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일관된 목소리를 내는 대신, 역사학자, 임상심리학자, 국어학자, 미디어학자, 진화생물학자, 뇌과학자, 사회학자, 과학기술정책학자, 감염내과 전문의 등 분야와 전공이 제각기 다른 필자들의 생각을 모자이크식으로 망라했다. 여기에 주제를 다채로운 방식으로 변주한 에세이들과 식물세밀화, 그래픽노블, 사진에세이, 엽편소설 그리고 책갈피 형식으로 구현한 별지 <요즘것들의 의식주호好락樂>까지. 다른 지면이었다면 한자리에 모으기 쉽지 않았을 생각과 관점이, 때로 친구처럼 어우러지고 적처럼 각을 세우며 잡지 한 편을 입체적으로 구성한다. 직접 손에 쥐고 시간을 들여 한 장 한 장 넘기는 아날로그식 리듬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초고속 편 가르기 세태와 비판적 거리를 두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