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정보

재미와 감동을 전하는 작은 책방을 마련했습니다.
한 바퀴 찬찬히 둘러보시면 아마도 내일 또 오고 싶으실 거에요.

빌 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NEW

공감 본능은 어떻게 작동하고 무엇을 위해 진화하는가

공감의 시대

저자 프란스 드 발 (Frans de Waal)
역자 최재천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7.08.31
정가 17,000원
ISBN 978-89-349-7889-3 03470
판형 152X225 mm
면수 368 쪽
도서상태 판매중

이타성과 공정성의 생물학적 기원에 관한 가장 탁월한 연구

생존경쟁이 자연의 본질이라는 패러다임의 종결을 알리는 책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의 화제작. 원숭이와 침팬지, 고릴라 등의 영장류 동물을 비롯해 고양이, 늑대, 돌고래, 새, 코끼리 등 수많은 동물들에게서 관찰되는 여러 가지 공감 행동을 통해 ‘공감’이 진화적으로 뿌리가 깊은 동물적 본능임을 밝히고, 그로부터 비롯된 이타성과 공정성의 발현은 결국 종의 생존을 위한 자연선택의 결과임을 입증한다.

 

드 발은 공감이 생존에 기여하는 진화적 가치를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에 대해 더 정확한 시각을 가질 수 있고, 이를 기반 삼아 사회를 설계하고 만들어갈 때 탐욕의 시대와 작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본성을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것으로 볼 때와 우리의 밑바탕에는 협동과 이타성, 유대의식과 공정성에 대한 감각이 자리하고 있다고 볼 때 세우는 사회의 경계선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다른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모든 인간의 생활 주기에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거나(우리가 어리거나 늙거나 병들었을 때)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의존하는(우리가 어리거나 늙거나 병든 사람을 보살필 때) 단계를 포함하고 있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아주 많이 의존한다. 인간의 사회를 논하려고 한다면 바로 이러한 현실에서부터 출발해야지, 우리 조상이 새처럼 자유로웠고 사회적인 의무는 전혀 없었다고 하는 몇 세기 전의 공상을 시작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우리는 집단생활을 하는 영장류의 긴 줄기에서 계통을 이어 내려왔으며 고도의 상호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42쪽)

 

공감은 우리가 거의 조절할 수 없는 자동적인 반응이다. 우리는 공감을 억누르거나 정신적으로 차단하거나 행동으로 옮기기에 실패할 수는 있지만, 사이코패스와 같은 극소수의 인간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상황에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거의 질문된 적 없지만 아주 기본적인 물음은 이것이다. 왜 자연 선택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인간과 장단을 맞추어 다른 사람이 괴로워하면 괴로움을 느끼고 다른 사람이 기뻐하면 기쁨을 느끼도록 인간의 뇌를 디자인했을까? 만약 다른 이를 이용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었다면, 진화는 공감이라는 사업에 발을 들여놓지 말았어야 했다.(71쪽)

 

나는 인간을 가장 공격적인 영장류로 꼽지만, 또한 우리가 관계의 대가라는 것과 사회적 유대가 경쟁을 제한한다는 것도 믿는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반드시 공격적이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순수하고 무조건적인 신뢰와 협동은 너무 순진해 해로운 반면, 제약 없는 탐욕은 먹고 먹히는 치열한 경쟁의 세상으로 이어질 뿐이다. 스킬링이 옹호했지만 바로 그 비열함에 붕괴한 엔론의 세상 말이다. 만약 생물학이 정부와 사회에게 정보를 주는 것이라고 말하려면 최소한 우리는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고, 사회적 다윈주의라는 비현실적인 설명을 버리고, 실제로 진화가 사회의 어떤 면에 기여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73쪽)

 

공감을 정확히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완벽히 이기적인 자세라면 다른 이들의 감정을 단순히 무시하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동을 촉발하는 것이 자기 자신의 감정 상태라면 공감을 ‘이타적’이라고 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이기적/이타적으로 나누는 행위가 중요한 것을 가리고 있을 수도 있다. 왜 굳이 다른 이들에게서 나 자신을 분리해내려고 하고, 나 자신에서 다른 이들을 분리시키려고 하는가? 이 두 가지를 병합하는 것이 우리의 협동의 본성에 숨어 있는 비밀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113쪽)

 

온전한 공감 능력은 러시아 인형처럼 겹쳐 있는 것 같다. 가장 안쪽에는 여러 종과 공유하는 자동화된 과정이 있으며, 그 바깥에는 목표와 범위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외층이 둘러싸고 있다. 모든 종이 모든 층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직 몇 종만이 타인의 관점을 수용할 수 있으며 이 부분이 바로 우리가 능숙한 부분이다. 하지만 인형의 가장 복잡한 층이라 할지라도 그 가장 안쪽의 핵심과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284쪽)

 

 

  • 프란스 드 발 (Frans de Waal) (저자)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생물학을 공부하다가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가 처음 쓴 책 『침팬지 폴리틱스 Chimpanzee Politics』(1982)는 침팬지들이 권력 투쟁 과정에서 음모를 꾸미는 행동을 인간 정치인의 행동과 비교한 것이다. 그 후, 드 발은 공격성에서부터 도덕성과 문화에 이르기까지 영장류와 인간의 행동을 비교하는 연구를 해왔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영장류학자이며, 이전에 출간한 다섯 권의 대중적인 책들은 각각 14개 국어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영장류의 평화 노력 Peacemaking among primates』(1989)으로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도서상을 받았고, 보노보의 행동을 다룬 최초이자 유일한 책 『보노보: 잊혀진 유인원 Bonobo: The Forgotten Ape』(1997)을 썼다.
드 발은 영장류 사이의 화해 행동을 발견함으로써 동물의 갈등 해결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담은 수백 편의 논문을 《사이언스》, 《네이처》,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을 비롯해 동물 행동을 전문으로 다루는 학술지에 발표해 왔다.
현재 에모리대학교 심리학과 C. H. 캔들러 석좌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애틀랜타의 여키스국립영장류연구센터 소속 리빙링크스센터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 미국과학아카데미와 네덜란드왕립과학아카데미의 회원이다. 그는 아내인 캐서린과 함께 고양이 네 마리를 키우며 조지아 주 스톤마운틴에서 살고 있다.
www.ourinnerape.com

 

  • 최재천 (역자)

서울대학교 동물학과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생태학 석사학위,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교수로 있다. 제1회 대한민국 과학문화상(2000), ‘올해의 여성운동상(2004)’ 등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여성시대에는 남자도 화장을 한다》, 《개미 제국의 발견》, 《최재천의 인간과 동물》, 《21세기 다윈 혁명》, 《대담》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통섭》, 《인간은 왜 늙는가》 등이 있다.

목차

 

추천글

옮긴이 서문

서문

 

1장 좌와 우의 생물학

진화 정신 | 과잉 사랑을 받는 아이 | 마초 기원 신화

 

2장 다른 다윈주의

자기 이익에 대한 재조명 | 엔론과 이기적 유전자

 

3장 몸이 몸에게 하는 말

대응 문제 | 흉내의 기술 | 감정의 뇌 | 쥐들의 측은지심 | 오스카 고양이 | 공감에는 얼굴이 필요하다

 

4장 역지사지

동정심 | 역지 상상 | 물속으로 뛰어들기 | 빨간 망토 소녀 | 따뜻한 느낌

 

5장 방 안의 코끼리

개체발생과 계통발생 | 공중제비를 넘는 멍청이들 | 그녀의 이름은 해피 | 자기만의 작은 비눗방울 안에서 | 노란 눈 | 가리키는 영장류

 

6장 공평하게 합시다

토끼를 사냥할까, 사슴을 사냥할까 | 눈을 찌르는 신뢰 | 최근에 나한테 뭘 해줬니? | 동물 없는 진화 |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 | 원숭이 화폐

 

7장 구부러진 나무

러시아 인형 | 공감의 어두운 면 | 보이지 않는 도움의 손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생존경쟁이 자연의 본질이라는 패러다임의 종결을 알리는 책

탐욕의 시대가 가고 공감의 시대가 왔다!

 

이타성과 공정성의 생물학적 기원에 관한 가장 탁월한 연구!

공동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모든 사회적 가치는 공감 본능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이며, 생존을 위한 경쟁과 투쟁이 자연의 법칙이라는 믿음은 20세기를 지배했다. 특히 다윈의 자연선택 개념을 인간 사회로 확대 적용한 사회적 다윈주의는 ‘열등한 자는 도태되고 생존 조건에 적합한 자가 살아남는다’라는 이데올로기로 신자유주의자나 인종주의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들은 세계가 약육강식의 원리로 움직이는 것이 인간의 동물적 본능에 따른 것이며, 따라서 그로 인해 벌어지는 부정적 사태들은 불가피한 것으로 여겼다. 실제로 세상은 전쟁과 테러, 권력 투쟁이 끊이지 않았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었기에 많은 이들이 그것을 우리의 생물학적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러한 패러다임은 과학과는 무관한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프란스 드 발은 단언한다. 《공감의 시대》는 영장류를 비롯해 포유류와 조류 등 다양한 동물의 사회적 행동 연구를 통해 동물과 인간이 선천적으로 공감 본능을 타고났으며, 그로부터 비롯된 이타성과 공정성의 발현은 결국 종의 생존을 위한 자연선택의 결과임을 입증한다.

 

 

인간보다 진화의 역사가 깊은 동물적 본능, ‘공감’에 대한 탁월한 연구

 

1992년 ‘거울 뉴런mirror neuron’(다른 이의 행동을 관찰하기만 해도 자신이 그 행위를 직접 할 때와 똑같은 활성을 내는 신경 세포)의 발견으로 우리는 타인의 행동을 온몸으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프란스 드 발은 원숭이와 침팬지, 고릴라 등의 영장류 동물을 비롯해 고양이, 늑대, 돌고래, 새, 코끼리 등 수많은 동물들에게서 관찰되는 여러 가지 공감 행동을 통해 ‘공감’이 진화적으로 뿌리가 깊은 동물적 본능임을 밝힌다. 드 발에 따르면 공감은 1억 년 이상으로 오래된 뇌 영역과 관련 있다. 이 능력은 오래전 근육성 운동 따라 하기 및 감정 전이와 함께 발생했고, 그 후 층층이 쌓이는 진화적 과정을 거쳐 결국 타인이 느끼는 바를 느낄 뿐 아니라 타인이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바를 이해하는 조상을 낳게 되었다. 즉 진화는 공감의 영역에서는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작동되는 독립적 메커니즘을 만들어놓았고, 이는 그것이 장기적으로 종의 생존에 이득을 주었음을 의미한다. 드 발은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한 근거를 찾는 사람이라면 바로 이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공감이 진화적으로 오래된 것이라는 데서 굉장히 긍정적인 면을 본다. 그렇다면 공감이 거의 모든 인간에게서 발달될 확고한 특성이며, 그래서 사회가 공감에 의존하고, 공감을 포용해서 키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감은 인류 보편적인 것이다.(285쪽)

 

 

공정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위해 분투 중인 우리 시대의 필독서

 

프란스 드 발은 인간의 이기적인 면이나 공격성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윤을 추구하는 동물로서 신분과 영역, 식량 확보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고도로 협동적이고 불의에 민감하며 대개는 평화를 사랑하는 사회적 동물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 성격의 경향 중 한쪽을 간과하는 사회는 이상적인 사회가 될 수 없다고 드 발은 말한다. 다만 그는 순전히 이기적인 동기와 시장의 힘으로만 형성된 사회는 부를 생산해낼 수는 있어도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단합이나 상호 신뢰를 이끌어내진 못한다는 점에 집중한다. 실제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많은 이들이 부의 축적을 위한 자유 시장 원리가 조금도 안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고, 사람들은 공생을 위한 협동과 결속을 그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하게 되었다.

드 발은 공감이 생존에 기여하는 진화적 가치를 이해함으로써 인간의 본성에 대해 더 정확한 시각을 가질 수 있고, 이를 기반 삼아 사회를 설계하고 만들어갈 때 탐욕의 시대와 작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본성을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것으로 볼 때와 우리의 밑바탕에는 협동과 이타성, 유대의식과 공정성에 대한 감각이 자리하고 있다고 볼 때 세우는 사회의 경계선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공감의 시대》가 원서 출간 당시(2009년) 생물학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 강렬한 영감을 주고, 세계 주요 매체들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것은 드 발의 연구가 보여주는 메시지가 곧 시대정신과 일치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도 유효한 메시지이며, 귀를 기울여야 할 시대의 요청일 것이다.

 

사회는 실제로는 ‘다른 이에게 뻗는 손’이라는 두 번째 보이지 않는 손에 의존한다. 우리가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를 이루고 싶다면,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느낌이 바로 우리가 서로를 대하는 데 있어 기저를 이루는 또 다른 힘이다. 이 힘이 진화적으로 아주 오래됐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 힘이 얼마나 자주 무시되는지가 더욱 놀랍다.(3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