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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저자 구로야나기 테츠코
역자 권남희
일러스트 이와사키 치히로
브랜드 김영사
발행일 2019.06.28
정가 13,800원
ISBN 978-89-349-9630-9 03830
판형 128X188 mm
면수 352 쪽
도서상태 판매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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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간 20여년 만에 새 옷을 입은 《창가의 토토》

국내 미공개 일러스트 포함 총 22종의 일러스트 수록

전 세계 35개국에 출간되고 중국에서만 1,000만 부가 넘게 팔린 성장소설의 고전 《창가의 토토》가 국내 출간 20여년 만에 새 옷을 입었다. 《창가의 토토》는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틀린 아이가 돼버린 한 소녀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선생님을 만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풀어낸 책이다.

재출간된 《창가의 토토》는 판형부터 표지 및 내지 디자인, 번역, 수록 일러스트까지 전부 탈바꿈했다. 주인공 토토와 어울리는 작은 판형으로 제작했고, 표지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일러스트를 사용하되 세련된 디자인 요소를 추가했다. 또한 《반딧불이》, 《츠바키 문구점》 등 30년 가까이 일본문학을 번역한 권남희가 어린아이의 입말을 살려 섬세하게 번역했고, 기존 출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일러스트 10여 종을 포함해 총 22종의 일러스트를 실어 소장 가치를 높였다.

 

책 속에서

토토는 퇴학은 물론 주위 어른들이 자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도 알지 못했고, 원래 성격도 밝고 잘 잊어버리는 편이라 천진난만해 보였다. 그러나 토토는 마음속 어딘가에서 뭔지 모르게 소외감 같은, 다른 아이들과 달리 자기만 좀 차가운 시선을 받는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그런데 이 교장선생님과 있으니 따듯하고 안심이 되어 기분이 좋았다.

‘이 선생님이라면 계속 함께 있어도 좋아.’

_ 36쪽

 

“바쇼의 ‘오래된 연못에 개구리 뛰어드는 소리……’라는 하이쿠가 있지. 연못 속에 개구리가 뛰어드는 걸 본 사람이 바쇼만은 아니었을 텐데. 김이 나는 주전자를 본 사람, 사과가 떨어지는 걸 본 사람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와트 한 사람, 뉴턴 한 사람뿐이지 않았을 텐데. 세상이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움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마음이 있어도 진실을 모르고, 감동할 줄 몰라 불타오르지도 않는…… 그런 사람이야.” _ 133~134쪽

 

토토는 좀 놀랐다. ‘여자아이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말은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었다. 잘난 것은 언제나 남자아이였다. 토토가 아는 자식이 많은 집에서도, 밥과 간식은 언제나 남자아이가 우선이었다. 여자아이가 뭐라고 하면 엄마는 “여자는 잠자고 있어”라고 했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은 오에한테 ‘여자아이를 소중하게’라고 말했다. 토토는 신기했다. 그리고 기뻤다. 누구에게든 소중한 대우를 받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_ 204~205쪽

 

교장선생님의 말이 토토의 마음속에 ‘나는 착한 아이야’라는 자신감을 심어준 건 사실이었다. 토토는 언제나 뭔가를 할 때마다 선생님의 이 말을 떠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을 저지른 뒤에 “아차!”하는 일은 종종 있었지만.

교장선생님은 토토의 일생을 결정했을지도 모를 만큼 중요한 이 말을, 토토가 도모에 학교에 있는 동안 줄곧 해주었다.

“토토, 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야.” _ 244쪽

 

어렸을 때는 도모에 학교가 그저 즐거운 추억으론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쓰다 보니, “아하, 고바야시 선생님은 그때 이런 생각이셨구나!” “선생님은 이런 것까지 배려해주셨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고, 그때마다 놀라고 감동하며 새삼스럽게 고마웠습니다. 저한테 계속 해주셨던 “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야”라는 말이, 지금까지 저를 얼마나 지탱해줬는지 모릅니다. 만약 도모에 학교에 들어가지 않았고, 고바야시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제가 뭘 하든 제게는 ‘나쁜 아이’라는 꼬리표가 달렸을 겁니다. 저는 콤플렉스에 시달렸을 테고,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모르는 채 어른이 되었겠죠. _ ‘작가의 글’ 중에서

 

  • 구로야나기 테츠코 (저자)

193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쿄음악대학 성악과를 졸업한 뒤 NHK 방송극단에 들어가 배우가 되었고, 연속 라디오 프로그램 <얌보닌보톤보>로 데뷔했다. 텔레비전 외에도 연극, 콘서트 등 폭넓은 장르에서 활약했다. 제1회 방송작가협회 여우주연상, NHK방송문화상, 텔레비전 대상 우수 개인상을 수상했다. 《창가의 토토》가 밀리언셀러가 되어, 로바노이시 문학상, 폴란드 최고 문학상인 코르체크상 등을 수상했다. 그 인세로 토토 기금을 설립했고, 1983년부터 유니세프 친선대사가 되어 국제적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 이와사키 치히로 (일러스트)

1918년 12월 15일 일본 후쿠이현에서 태어났다. 10대에 배운 스케치 및 유화 기법과 20대에 배운 서예 기법을 접목해 30대에 이르러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수채화와 수묵화를 결합한 독특한 화풍으로 일본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화가이자 그림책 작가로, 평생 어린이를 작품 테마로 삼았고, 생전에 반전 및 반핵 운동에 앞장섰다. 일본에서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소학관 아동문학상, 문부대신상을 받았고, 해외에서는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 라이프치히 국제도서전 일러스트상을 받았다.

  • 권남희 (역자)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더 스크랩》 《시드니!》 《후와후와》 《빵가게 재습격》 《반딧불이》, 혼다 데쓰야의 《셰어하우스 플라주》, 사쿠라기 시노의 《유리 갈대》를 비롯해 《배를 엮다》 《누구》 《애도하는 사람》 《밤의 피크닉》 《츠바키 문구점》 《퍼레이드》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혼자여서 좋은 직업》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번역에 살고 죽고》 등의 에세이도 집필했다.

차례

 

처음 가본 역

창가의 토토

새 학교

마음에 들어요

교장선생님

도시락

오늘부터 학교에 간다

전철 교실

수업

바다에서 나는 것과 산에서 나는 것

꼭꼭 씹어라

산책

교가

원래대로 해놓으렴

이름 이야기

만담

전철이 온다

수영장

통지표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대모험

담력 겨루기

연습실

온천여행

리드미크

평생 소원

헌옷

다카하시

뛰어들면 안 돼

그러고 나서요!

그냥 장난쳤을 뿐이야

운동회

고바야시 잇사

정말 신기해!

손으로 말하기

센가쿠지

마사오야아!

머리 땋기

땡큐

도서관

꼬리

두 번째 봄

백조의 호수

농부 선생님

교외학습

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야

퇴짜

똥통학교

리본

문병

병에 걸렸는지 아닌지 알려주는 나무껍질

영어하는 아이

학예회

분필

야스아키가 죽었다

스파이

바이올린

약속

로키가 없어졌다

다과회

안녕, 안녕

 

작가의 글

출판사 리뷰

 

전 세계 35개국 출간, 20세기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아릿한 어린 시절을 수채화처럼 그려낸 성장소설의 고전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토토는 수업시간에 창가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과 까치에게 말을 걸다 혼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결국 교실 밖으로 쫓겨나지만 복도를 지나가는 선생님에게 “선생님, 나 왜 여기 서 있어야 돼요?”, “내가 나쁜 짓 했어요?” 라고 물을 정도로 천진하다. 하지만 학교 안 어른들은 토토를 참아줄 수 없었다.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퇴학을 당한 토토가 간 학교는 고바야시 선생님이 세운 도모에 학교였다. 전교생 50명에 정해진 시간표도 없이 전철로 된 교실에서 공부를 하고, 수업시간에 산책을 가거나 강당 바닥을 오선지 삼아 음표를 그리는 학교. 수업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 게 아쉬워 다음 날 아침을 기다리게 하는 학교.

이곳에서만큼은 자신을 훼손하거나 지어내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과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듬는 어른의 순하고 투명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따님을 다른 학교로 데려가주세요!”

소외와 배제, 창가에 서 있던 아이의 성장

이 책의 제목이 《창가의 토토》가 된 건 일본 출간 당시(1980년대) 한직으로 쫓겨난 직장인들을 가리키던 ‘창가족(族)’이라는 말이 유행해서다. 수업시간에 언제나 창가에 서 있었던 토토는 퇴학은 물론 주위 어른들이 자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도 알지 못했지만, 다른 아이들과 달리 자기만 차가운 시선을 받는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첫 번째 학교에서는어딘지 모르게 소외감도 느꼈다. 그런 토토는 도모에 학교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아이가 된다. 수업시간 내내 책상을 뒤적거리던 토토가 자기 책상에 똑바로 앉아 공부를 하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얌전히 앉아 소풍을 갈 수도 있게 된다.

 

“도모에 학교 이야기는 아직도 쓸 게 잔뜩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쨌든 하나는 알아줬으면 합니다.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토토 같은 여자아이도 주위 어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모두와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걸요.” _ 작가의 글 중에서

 

지금도 주위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에 소외감을 느끼며 불안한 마음으로 창가에 서 있는 수많은 토토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모두 축복받으며 태어났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다. 《창가의 토토》는 퇴학을 당한 아이건, 집단에서 배제된 사람이건 주위 사람들의 사랑과 배려가 사람을 성장하게 한다는 이야기다. 독자들은 책에 나오는 인물들 특유의 순수함과 다정함, 그리고 사람에 대한 애정에 큰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냐?” “도와줄까?” 하지 않는 선생님

좋은 어른을 다시 정의하다

 

“책을 쓰다 보니, “아하, 고바야시 선생님은 그때 이런 생각이셨구나!” “선생님은 이런 것까지 배려해주셨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고, 그때마다 놀라고 감동하며 새삼스럽게 고마웠습니다. 저한테 계속 해주셨던 “너는 사실은 참 착한 아이야”라는 말이, 지금까지 저를 얼마나 지탱해줬는지 모릅니다. 만약 도모에 학교에 들어가지 않았고, 고바야시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제가 뭘 하든 제게는 ‘나쁜 아이’라는 꼬리표가 달렸을 겁니다. 저는 콤플렉스에 시달렸을 테고, 어떻게 살아야 좋을지 모르는 채 어른이 되었겠죠.“ _ 작가의 글 중에서

 

《창가의 토토》에 나오는 고바야시 선생님은 아이들을 개성 있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도모에 학교를 설립했다. 고바야시 선생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아이들이 자신을 긍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바야시 선생님은 아이들을 어리다고 무시하지 않으며, 아이들의 행동을 쉽게 판단하지도 않는다. 명백하게 옳지 않은 행동을 한 것처럼 보여도 일단 아이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준다.

토토를 처음 만난 날, 고바야시 선생님은 토토의 이야기를 무려 네 시간 동안이나 들어주었다. 그때, 토토는 “처음으로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중략) 그전에도 그 후에도 얘기를 이렇게 제대로 들어준 어른은 없었다”(35쪽)고 생각한다. 조금만 달라도 유별난 아이 취급을 하고, 다름 대신 획일을 강조하는 학교 같은 사회에 지친 독자들은 이 작품에 나오는 고바야시 선생님에게서 바라고 꿈꾸던 좋은 어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무엇이 좋은 어른인지, 어떻게 하면 나쁜 어른이 되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하던 독자들에게 답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