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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저자 한강
브랜드 비채
발행일 2007.01.08
정가 11,000원
ISBN 9788992036276
판형 양장본/ 150X193mm
면수 180 쪽
도서상태 판매중
종이책
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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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이 노래에 담긴 지난 시절의 기억을 되돌아보며 쓴 산문집. 보리수, 엄마야 누나야, 짝사랑, Let it be, 청춘, 혜화동, 그녀가 처음 울던 날 등 지은이의 기억에 새겨진 22곡의 노래와 이야기를 정갈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들려준다. 부록으로 실린 음반에는 작가가 직접 만들고 부른 노래 10곡이 담겨 있다.

한강은 자신의 삶을 가로지른 노래와 그 노래들에 스며 있는 기억을 떠올린다. 시골에서 보낸 유년을 생각나게 하는 '엄마야 누나야', 젊은 어머니가 수줍게 부르던 '짝사랑', 고등학교 때 짝꿍을 통해 알게 된 '행진', 사회 초년병 시절을 버티게 해준 'You needed me', 들을 때마다 마음이 두근거리는 '혜화동'... 자신을 삶의 한가운데로 나아가게 했던 노래들, 그리고 그리운 사람들, 고통조차 빛났던 지난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애틋하다.

한강은 인터넷 문학라디오방송 '문장의 소리'에서 DJ로 활동하며, 자신의 노래를 청취자들에게 들려준 바 있다. 지인들의 콘서트 무대에 게스트로 서기도 했다. 이렇게 한 곡 두 곡 가사를 쓰고 곡을 붙인 노래를 음반으로 제작하여 책과 함께 담았다.

  • 한강 (저자)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났다. 열한 살이 되던 겨울, 가족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 수유리에서 자랐다. 연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공부했고, 졸업한 뒤 3년쯤 책과 잡지 만드는 일을 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산문집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을 냈다. 오늘의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버리고 싶은 것은 한숨 쉬는 습관, 얻고 싶은 것은 단순함과 지혜, 잃고 싶지 않은 것은 길을 걸으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버릇이다.

 

 

 

인사 - 나무는

1. 흥얼거리다
노래의 날개
종이 피아노
저녁 여섯 시, 검고 긴 바늘
밤의 소리

2. 귀기울이다
보리수
엄마야 누나야
짝사랑
당신에게 내가 필요했다니 You needed me
쑥대머리
황성옛터
Let it be
청춘
행진
새로운 시작 New beginning
담배가게 아가씨
혜화동
인생이여 고마워요 Gracias a la vida
밤에 떠난 여인
사랑하는 이에게
500 miles
초승달
내 사랑 내 곁에
편지
그녀가 처음 울던 날
Bondade e maldade
보리밭

3. 가만가만, 노래
12월 이야기
내 눈을 봐요
나무는
휠체어 댄스
추억
새벽의 노래
햇빛이면 돼
안녕이라 말했다 해도
가만가만, 노래
자장가

4. 추신
검은 바닷가, 그 피리 소리

다시, 인사 - 새벽의 노래

삶을 가로지른 노래들에 스민 기억, 몰래 감춰둔 불빛 같은 마음을 담은 글과 노래


“버스에 실려 어디론가 흘러가다가 라디오에서 들려온 노래 한 소절에 사로잡힌 적이 있는지. 한 시절의 기억이 통째로 불려나오는 것을, 실핏줄 하나하나가 그 기억들에 반응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어느 저녁 문득 오래 전의 노래가 혀끝에 매달려 흥얼거린 적이 있는지. 가슴이 먹먹해지거나, 베일 듯 아파오거나, 따스하게 덥혀져본 적이 있는지. 바로 그 노래의 힘으로, 오래 잊었던 눈물을 흘린 적이 있는지.”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느닷없이 귓가에 꽂힌 노래 한 곡에 감정이 무장해제되는 경험 말이다. 노래는 우리들 삶과 함께 흘러가며 한 시절의 특별한 경험이나 정서와 만나면서 기억에 새겨진다. 얼마나 많은 노래들이 우리들 삶과 함께 흘러왔던가. 노래가 없다면 삶은 얼마나 적막하고 고통은 얼마나 더 무거울까.
한강은 자신의 삶을 가로지른 노래와 그 노래들에 스며 있는 기억을 떠올린다. 시골에서 보낸 빛나는 유년을 생각나게 하는 ‘엄마야 누나야’, 젊은 어머니가 수줍게 부르던 ‘짝사랑’, 옹이 박힌 나무 등걸 같은 아버지의 음성과 어울리는 ‘황성옛터’, 고등학교 때 짝꿍을 통해 알게 된 ‘행진’,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사회 초년병 시절을 버티게 해준 ‘You needed me’, 들을 때마다 마음이 두근거리는 ‘혜화동’, 방황하던 청년들이 목이 터져라 부르던 ‘내 사랑 내 곁에’, 우울함으로 곤두박질치던 시절을 구해준 ‘Let it be’, 강원도행 밤기차의 굉음을 기억나게 하는 ‘500miles', 삶을 축제로 만드는 마법의 목소리 ‘인생이여 고마워요’. 보리수, 쑥대머리, 청춘, 담배가게 아가씨, 그녀가 처음 울던 날, 편지, 보리밭……
기억에 새겨진 22곡의 노래와 이야기가 정갈하고 섬세한 문장에 실려 공명을 일으킨다. 고요하게, 때로는 격렬하게 삶의 한가운데로 나아가게 했던 노래들, 그 고마운 노래들과 그리운 사람들, 고통조차도 빛났던 지난 시절에 대한 작가의 애틋한 헌사가 가슴 뭉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