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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 정호승

Chapter 1.[예고] 정호승 <외로워도 외롭지 않다>

시와 산문은 한 몸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제 존재의 한 몸이듯 시와 산문은 제 문학의 한 몸입니다. 제 영혼과 육체가 저를 이루듯 제 시와 산문이 제 문학을 이룹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동안 시는 시집으로 엮고 산문은 산문집으로만 엮어왔습니다. 시집과 산문집의 육체는 구분되어야 마땅하지만 그 영혼마저 구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늘 시와 산문이 한 몸인 책을 소망해왔습니다. 이 책은 그 소망이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정호승의 시가 있는 산문집’이지만 ‘정호승의 산문이 있는 시집’이기도 합니다. 물론 시 해설집이거나 시 평론집은 아닙니다. 60여 편의 시와 산문이 어우러진 ‘시 산문집’입니다. 시의 배경이 되거나 계기가 된 이야기들을 그 시와 함께 한자리에 한 몸으로 모아놓은 것입니다.

 

 

인간은 사랑해도 외롭고

사랑하지 않아도 외롭습니다.

 

 

사랑을 받아도 외롭고 사랑을 받지 못해도 외롭습니다. 그것이 인간 존재의 본질입니다. 저는 이 책이 그 본질을 이해하고 긍정하는 데에 미약하나마 보탬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로워도 외롭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완전히 사랑하기 위하여.

 

_2020년 첫눈을 기다리며, 정호승,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