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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위협하는 검은 그림자에 반격하는 소피, 예상하지 못한 또다른 음모와 배신을 마주하는데…….
소피의 손에서 거울이 미끄러져 꽃잎으로 뒤덮인 양탄자 위에 떨어졌다.
거울은 깨지지 않고 멀쩡했다. 하지만 소피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졌다.
소피는 이야기를 마저 듣는 동안 입가의 미소를 떠나보내지 않았다. 끔찍한 가능성을 지워 줄 작은 사실이나 단서를 찾으려고 애쓰면서.
하지만 이야기가 끝나자 깨달았다.
모든 시간.
헛되고 희망 없는 이 모든 날.
소피를 납치한 자는 바로 눈앞에 있었다.
지켜보면서.
“이봐, 애꿎은 나무에게 화풀이할 필요는 없어. 블랙스완이 곧 모든 걸 말해 줄 거야.”
키프의 말을 믿고 싶었다. 지금쯤이면 블랙스완이 소피와 함께 비밀을 파헤치고 있을 줄 알았다. 소피는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블랙스완에게 자신의 능력을 고치게 했다. 하지만 반란 세력의 공격을 받고 블랙스완의 은신처에서 도망친 지 벌써 2주가 지났지만 아무 소식도 오지 않았다. 쪽지도 없었다. 어떤 단서도 없었다. 블랙스완이 여전히 소피를 지켜보고 있다는 아주 작은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브랜트의 생각을 탐색할 수 있다면 그에게도 남은 의식이 있는지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브랜트의 정신이 돌이킬 수 있는 상태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만약’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나았다.
소피는 그래디를 돌아보며 말했다.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그 방법뿐이에요.”
소피는 온기의 자취를 찾아내 그것을 따라 핀탄의 정신 한구석으로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온기가 어디에나 있었다. 숨이 턱턱 막히고 질식할 것 같은 안개 때문에 소피의 생각이 둔해지고 모든 길이 흐릿해 보였다. 핀탄, 소피는 되풀이해서 송신했지만 그 메아리는 삐죽삐죽한 핀탄의 정신 주위에서 갈가리 찢겨 나갔다.
소피는 산산이 부서진 기억의 구름 속을 헤치며 그 혼돈을 뚫고 나가게 도와줄 단서를 찾으려 기억 하나하나를 살펴보았다. 색채와 그림자의 번뜩임, 얼굴과 장소의 조각과 단편들이 보였다. 하지만 그게 뭔지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
불을 빼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