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 수업
이제 와서 타고난 감수성을 바꾸기엔 모든 것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에게, 나는 감수성도 철저한 훈련의 결과임을 고백하고 싶다. 나는 타고난 감수성 때문이 아니라 지금까지 매일 훈련해온 감수성 덕분에 지금껏 행복한 글쟁이로 살아가고 있다. 훈련 방식은 더 많이, 더 자주 느끼고, 깨닫고, 읽고 쓰고 듣고 말하며, 마침내 타인과 함께 공감하기다.
감수성 수업 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정여울 저자
  • 2024년 06월 26일
  • 308쪽140X210mm김영사
  • 978-89-349-2088-5 03300
감수성 수업
감수성 수업 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저자 정여울 2024.06.26
“당신의 삶에는 아름다움의 시간표가 있나요?”
국민 감성 멘토 정여울이 20년간 단련한 감수성의 인문학
가장 나다운 삶의 감각을 깨우기 위하여
세상에 핀 꽃을 꺾는 사람도 있지만 그 꽃이 꺾인 자리에 글 꽃씨를 심는 작가가 있다. 상처의 조각을 핀셋으로 빼내려 애쓰지 않고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삶을 단련하는 작가가 있다. 50만 독자의 애정과 찬사를 받아온 정여울 작가, 그가 20년 글쓰기 인생을 지탱해준 감수성 훈련법을 선보인다.
 
미디어는 연일 충격적 사건을 보도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해 온갖 콘텐츠를 쏟아내는 자극 과다의 시대다. 부정적 자극 속에서 우리는 내 느낌을 잃어가고 있다. 어제 어떤 기분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지금 느끼는 감정을 표현할 단어를 찾기 힘들다면, 당신에게도 감수성 훈련이 필요하다.
 
《감수성 수업》에서 작가는 “남들은 못 느끼는 것을 느끼는 감수성”이 자신의 진짜 재능이라 고백하며, 풍부한 감수성은 단지 느끼고 깨닫는 능력뿐 아니라 행동하고 살아가는 능력까지 확장한다고 말한다. 매일 도자기를 굽듯, 그림을 그리듯 감수성을 키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면 내 몸과 마음을 잘 활용할 수 있다고 전한다. 자기 느낌을 의심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1부 〈개념과 낱말〉은 트라우마, 마음챙김, 리추얼 등 자주 사용하지만 사실상 제대로 곱씹어본 적 없는 단어들에 깊은 사유와 의미를 더한다. 2부 〈장소와 사물〉은 우리가 매일 드나드는 공간과 사용하는 물건 등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제안한다. 3부 〈인물과 캐릭터〉는 고전과 동화, 현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언제든 어디서든 우리를 지지해줄 뮤즈를 소개한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은 슬픔뿐 아니라 여러 감정을 재료 삼아 삶을 걸작으로 만들 수 있다. 감수성이 가득하면 세상을 그릴 수 있는 색채 팔레트가 무한히 커진다. 이 책을 열고 덮는 순간, 당신을 둘러싼 세계가 고유한 감수성이라는 필터를 거쳐 총천연색으로 빛나기 시작하고, 독자는 자기 인생과 우리 세계의 풍경을 다채롭게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는 준비 중입니다.
'목차'는 준비 중입니다.
작가이미지
저자 정여울
가장 사랑하는 것은 글쓰기, 가장 어려워하는 것도 글쓰기, 그러나 여전히 포기할 수 없는 것도 글쓰기인 행복한 글쟁이. 자칭 ‘치유 불능성 유리멘탈’ ‘상처 입은 치유자’ 또는 ‘문송해도 괜찮아.’ 국문과 대학원을 거쳐 작가가 되는 길을 모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남들이 뭐라든 오직 그 길로만 걸어가며 여전히 희열을 느끼는 옆가리개를 한 경주마. 특기는 쓰라린 상처에 엉뚱하면서도 아름다운 의미 부여하기. 글을 쓸 수만 있다면 웬만한 고통은 꾹 참아내지만, 글을 도저히 쓸 수 없는 상황에서는 심하게 절망한다. 나를 키운 팔 할은 ‘책과 걸핏하면 사랑에 빠지는 심장’과 ‘성취보다는 좌절에서 오히려 의미를 찾는 습관’이다. 매일 상처받지만, 상처야말로 최고의 스승임을 믿는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KBS 제1라디오 〈백은하의 영화관, 정여울의 도서관〉, 네이버 오디오클립 〈월간 정여울〉을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상처조차 아름다운 당신에게》《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마흔에 관하여》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빈센트, 나의 빈센트》 《헤세로 가는 길》 《헤세》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등이 있다. 산문집 《마음의 서재》로 제3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했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은 슬픔조차도 학교로 삼을 수 있다”
자극 과다의 시대, 느끼는 힘을 길러줄 싱그러운 깨달음의 컬렉션
정여울 작가에게는 오르세 미술관과 루브르 박물관 못지않은 걸작 컬렉션이 있다. 작가는 남들과 비교하면서 스스로 초라해질 때, 오늘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괴로울 때, 이유 없이 지치고 힘이 빠질 때 마음속에 소중히 보관해둔 순간들을 한 점씩 꺼낸다. 어떤 난관을 맞닥뜨려도 궁극의 기쁨과 충만한 행복을 회복하는 그의 저력은 단연 ‘느끼는 힘’에서 나온다.
 
지금 우리는 느끼는 힘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불안과 공포를 조장하는 충격적 뉴스가 연일 머릿속을 채우고, 릴스와 쇼츠 등 범람하는 콘텐츠가 경쟁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렇듯 과도한 자극에 계속 노출되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내 감정이 아니라 타인의 감정에 따라 살게 되고, 눈치를 보며 내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 이는 내 삶의 주체로서 능동적으로 살아갈 권리를 빼앗기는 것, 즉 ‘개성화’의 싹을 스스로 꺾는 것과 같다.
 
헤르만 헤세는 한때 쇠퇴의 길을 겪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우울증을 앓았다. 단테 알리기에리는 일찍이 정치 무대에서 성공했지만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쓸쓸한 망명객이 되었다. 정여울 작가도 트라우마의 존재를 이해하기 전, 상처에 극도로 예민해 누군가 조금만 힘들어해도 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헤세와 단테가 힘든 시기를 거치며 《데미안》과 《신곡》이라는 걸작을 완성했듯, 작가 또한 슬픔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비슷한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가 되었다.
 
《감수성 수업》에서 작가는 말한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은 “아무리 충격적 상황에서도 ‘그동안 내가 읽고 배우고 경험한 사건들’ 속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아내고, 그 모든 순간의 깨달음을 지혜롭게 종합해 영민하게 대처할 수 있다”라고. 상처 입은 치유자에 대해 카를 구스타프 융은 “상처 입은 의사만이 타인을 치유할 수 있다. 단 그 의사가 나 자신을 치유한 만큼 타인을 치유할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감수성도 마찬가지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만이 이 세계를 확장할 수 있다. 단, 그가 느끼는 만큼 세계를 확장할 수 있다.
 
“느끼고 깨닫는 능력뿐 아니라 살아가고 이겨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가장 나다운 삶의 감각을 깨우는 43번의 감성 연습
이 책에서 작가는 효율성과 의무감에서 벗어난 ‘감수성 리추얼’을 시도해보자고 제안한다. 총 3부로 이루어진 책은 나 자신과 잘 지내는 법을 알려주는 안내도이자, 나의 아름다운 잠재력을 실현하도록 돕는 지형도와도 같다.
 
“내 안에서는 매일 ‘아무도 짜주지 않은 아름다움의 시간표’가 알차게 실현되고 있다. 아침에는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며 원고를 쓰고, 점심에는 좋아하는 미술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저녁에는 하루를 돌아보며 책을 읽고 오늘의 단상을 메모한다. 어떻게든 문학과 미술과 음악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나의 몸부림은 팬데믹 시대에도, 내가 가장 우울했을 때도, 인간관계가 단절되어 가장 외로웠을 때도 나를 기어이 구해주었기에.”_〈전주〉에서
 
1부 〈개념과 낱말〉은 그저 마음속으로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고, 인식의 지평을 확장하는 단어들을 소개한다. 세계를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누는 충격적이고 독특한 이미지를 뜻하는 ‘푼크툼’처럼 다소 생소한 개념뿐 아니라 성장의 발판으로 재해석되는 ‘트라우마’와 타인을 치유하는 조건으로 거듭나는 ‘상처’까지, 작가의 고유한 시선을 거쳐 새롭게 피어나는 낱말들로 채워져 있다. 작가가 고른 단어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도 저마다의 마음 사전을 만들게 되리라.
 
2부 〈장소와 사물〉은 그리니치 천문대,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등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명소부터 기차와 액자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대상에 관해 이야기한다. 같은 공간에 있다고 모두가 같은 걸 느끼진 않는다. 별 감흥 없이 안내문에 적힌 설명을 읽는 사람이 있고, 더 깊이 느끼며 그 장소를 자기만의 장소로 만드는 사람도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건도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특별한 감정을 전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액자는 단순히 사진을 끼워 넣는 도구를 넘어, 우리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을 저장하는 미디어로 거듭난다.
 
3부 〈인물과 캐릭터〉는 따뜻한 위로와 냉철한 조언이 필요할 때 기댈 수 있는 다양한 감성 멘토가 등장한다. 우리는 수전 손택이나 안중근 같은 위인뿐 아니라,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속 주인공, 나아가 길에서 마주치는 이들에게서 살아가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중요한 건 마음속 보이지 않는 감수성의 모터를 매 순간 가동하는 일이다. 감수성의 모터가 불타오를 때 인어 공주에게서 “자신을 가로막는 수많은 경계를 뛰어넘어 모든 장애물을 해체하는 존재의 눈부신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고, 지하철역에서 길 헤매는 사람을 도와주며 어두운 세상을 밝은 쪽을 이끄는 친절과 환대를 체득할 수 있다.
 
책 속 43번의 감수성 수업을 거치고 나면 독자는 어느새 더 선명해진 세상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감수성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인, 더 높은 해상도로 세상을 감상할 수 있다.
 
“당신의 입을 틀어막는 권력에 맞서, ‘나만의 눈부신 언어’를 찾기를”
글쓰기와 예술, 사람과 삶을 사랑할 권리를 되찾기 위하여
감수성의 사전적 의미는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로, 흔히 ‘감수성이 예민하다’와 같이 활용된다. 감수성이란 단어는 주로 개인의 정서를 표현할 때 사용되지만 우리 사회를 둘러싼 감수성, 즉 집단적 감수성도 존재한다.
 
《감수성 수업》은 개개인이 감수성의 꽃봉오리를 터뜨려 마침내 사회의 감수성이 만개할 날을 꿈꾼다. 감수성이 발달한 사회란 타인과 함께 슬퍼하는 사회다. 언제 어디서 이방인이 될지 모르는 각자가 타인을 배려하는 사회다. 나만 존재하는 세계에서 벗어나 세상에 책임감을 지니고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되는 사회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슬픔조차 통제와 감시의 대상이다. 우리는 낯선 타인을 위험하다 여기고 배척하며, 나 자신에서 시작해 나로 끝나는 하루를 보내곤 한다.
 
“자신의 의견만을 내세우는 독선적 권력자들이 다수의 대중을 ‘침묵시키는’ 상황”이 많은 현실에서 작가는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권리, 자신의 숨은 재능을 끌어내 세상 밖으로 표출할 권리, 진정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글을 쓸 권리를 지키기 위해 그 모든 것을 가로막는 세상과 싸울 것”이라고 다짐한다. 예술에 대한 사랑, 사람과 세상에 대한 사랑, 문학과 글쓰기에 대한 넘치는 사랑으로 치열한 투쟁에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결심한다.
 
이렇듯 작가의 아름다운 결심은 “소중한 삶을 말 한마디로 붕괴시키려 하는 모든 권력에 맞”설 용기를 불어넣는다. 저마다 거리낌 없이 개성화의 싹을 틔울 힘을 북돋는다. 칠레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세상 모든 꽃을 잘라버릴 수는 있어도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와 나의 마음이 황폐하고 삭막해져, 봄이 오지 않을 것 같아 한탄하고 절망하게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감수성 수업》을 펼쳐 읽어보자.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늘에 앉아 있는 듯 상쾌한 사유의 바람을 느낄 수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