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 대한 기억은 바꿀 수 없지만 감정은 바꿀 수 있습니다
“사람 마음 여럿 살리는” 정신과 의사 정우열의 감정 회복 심리학
저자는 심리 유튜브 ‘정신과의사정우열’을 7년간 운영하고 진료실과 신문 칼럼에서 수많은 내담자와 친숙하게 만나며 ‘내 마음과 친해지도록 도와주는 심리 상담’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사람 마음 여럿 살려주시는 분” “내 마음을 가장 속 시원하게 읽어주는 인생 최고의 상담”이라는 극찬을 받아온 저자의 상담 솔루션을 모아 이 책 《나는 왜 내 편이 되지 못할까》에 담았다.
‘괜찮은 척’ 덮어두었던
나의 아픔, 미움, 화, 슬픔을 보듬어주는 시간
1부 <나는 왜 미워하면서도 사랑받고 싶을까?>는 부모를, 자식을, 일을, 사람을 “마음껏 미워할 수도, 벗어날 수도 없는” 고통을 겪는 다양한 사연을 통해 불안, 미움, 상처의 근원을 들여다본다. 저자는 어떤 대상을 원망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는 애정을 갈구하거나 의존하고 싶은 내면의 양가감정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말하며, ‘건강한 관계를 위해 선 긋는 법’ ‘독립적으로 결정 내리는 연습’ ‘수치심을 다스리는 법’ 등의 구체적인 감정 솔루션을 전한다.
2부 <상처 때문에 내 삶이 흔들린다면>은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할까봐” “잘 해내지 못하면 사랑받지 못할까봐” 등 생각의 기준이 타인을 향하여 마음이 괴로운 이들이 ‘나’를 중심에 둔 생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마음 연습을 통해 좌절감도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3부 <내 감정이 문을 두드릴 때>는 착한 아이 강박, 알코올중독 부모, 학교 폭력과 성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멍투성이 아이로 머물러 있는 어른”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감정을 마주하고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트라우마를 “억압하고 외면”하기보다 그때의 기억과 감정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통해 자신의 부모가 해주지 못한 역할을 스스로 해내며 나아갈 수 있다.
4부 <내가 먼저 나의 편이 되어주는 연습>은 시댁과 남편과의 갈등, 자녀가 떠날 거라는 두려움, 원가족과 분리되지 못하는 상황 등에서 ‘홀로서기의 두려움’을 느끼는 이들이 진정한 독립을 통해 스스로 원하는 삶으로 향할 수 있게 한다. 타인을 통제하려거나 집착하지 않는 일상적인 연습과 내 마음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주체적인 영역’을 회복할 수 있다.
나는 왜 미워하면서도 사랑받고 싶을까?
상처를 보듬어주지 못하고 자신을 탓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모를 사랑하면서도 때때로 미워할 수 있고, 형제자매를 아끼면서도 질투할 수 있고, 자기 자신이 좋다가도 형편없는 모습에 실망할 수 있지만 우리는 불편한 감정들은 애써 외면하고 이내 닫아버리곤 한다.
저자는 우리가 그동안 외면해온 불편한 감정들을 불편할지라도 조금씩 마주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폭력적인 부모에 대한 ‘원망’ 뒤에 숨겨둔 ‘의존’하고 싶은 마음, 부모나 형제에 대한 ‘걱정’ 뒤에 놓인 과도한 ‘책임감’, 자신은 실패자라는 ‘자조’ 속에서 실은 자신을 돌봐달라고 말하고 싶은 ‘의지’를 발견하게 한다.
솔루션을 따라가며 자신과 닮은 사연을 발견하고 공감하다 보면, 불편하다고 여겨온 감정도 어느새 “사람의 마음이 이렇구나” 하고 수용할 수 있게 된다. 타인에게 맞춰져 있던 시선을 조금씩 자신에게로 옮겨오는 연습을 통해 상처 위에 단단히 설 수 있다.
어느 날 불쑥 부정적 감정이 몰아칠 때를 위한
<감정일기> 실전 가이드 수록
저자는 내 감정을 잘 알고 친해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감정일기’ 쓰기를 강조하며 이 책의 부록에서 작성법을 상세히 안내한다.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기록하다 보면, “스스로의 감정과 욕구를 이해”하게 되고, “감정이 몰아치는 횟수와 강도가 점차 줄어든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형편없고 별로인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작업은 처음엔 곤혹스러울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따라 꾸준히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불편한 감정도 ‘자연스러운’ 것임을 인정하고 나면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타인도 상처도 편해지는 새로운 시야를 얻게 될 것이다. ‘내가 내 편이 되는 경험’은 곧 회복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