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시티 오디션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오늘이는 몇 번이나 눈을 비비며 메시지를 읽고 또 읽었다.
케이팝 소재와 이무기 전설이 결합된 흥미진진한 판타지 장편 소설
베스트셀러 <오백 년째 열다섯> 시리즈로 청소년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있는 김혜정 작가가 이번에는 '이무기 설화'를 바탕으로 한 세계관에 케이팝 아이돌을 꿈꾸는 10대들의 꿈과 도전을 담아낸 청소년 판타지 장편 소설 ≪오늘의 아이돌≫로 돌아왔다. 전설 속 이무기의 후예들만 모이는 특별한 기획사에 평범한 인간 소년이 덜컥 아이돌 연습생으로 합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우리나라의 전통 설화인 이무기 설화와 제주 오날 설화, 그리고 21세기 한류 열풍의 중심인 케이팝 소재가 한데 어우러져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이 책의 주인공 오늘은 어려서부터 ‘아이돌’이라는 꿈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려온 아이다. 분명 끼와 재능도 넘치고, 일찌감치 개인 팬클럽이 생겼을 정도로 인기도 많은데, 막상 기획사 오디션에서는 지독하리만치 운이 따라 주지 않아 번번이 실패를 맛본다. 부모님 말씀대로 자신은 사주에 연예인을 할 운명이 없는 것이 아닐까 하고 낙담하던 어느 날, 오늘이는 우연히 ‘드래곤 시티’라는 대한민국 초일류 기획사 오디션에 참가할 기회를 얻게 된다. 친한 친구에게 온 시크릿 코드를 받아서 대신 참여하게 된 오디션이기에 별다른 기대도 하지 않았건만, 놀랍게도 며칠 뒤 메시지가 한 통 도착한다. ‘드래곤 시티 오디션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오늘이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듯, 몇 번이나 눈을 비비며 메시지를 읽고 또 읽는다.
드래곤 시티에서 그토록 꿈꾸던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오늘은 얼마 지나지 않아 수상한 점을 발견한다. 우선 이곳의 연습생들은 하나같이 능력이 엄청나다. 춤과 노래는 연습생치고 잘한다는 수준이 아니고 데뷔한 아이돌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실력자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백 페이지의 책을 10분도 채 걸리지 않아 다 읽은 후 통째로 외우거나, 동물과 진지하게 대화를 하고, 가끔은 죽은 식물을 되살리기도 한다. 일류 기획사라서 뛰어난 인재들이 모였다고 해도 이건 도가 지나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더해지던 어느 날, 급기야는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오늘이와 친한 연습생 아이가 공중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 쏜살같이 달려가 이게 뭐 하는 거냐고 묻는 오늘이에게 그 아이는 천진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우리끼리는 괜찮잖아.”
“우리가 대체 뭔데?”
“뭐긴. 미리잖아.”
이무기족 연습생들과 한 팀이 된 인간 소년 ‘오늘’의 아이돌 데뷔 도전기
판타지 장편 소설 ≪오늘의 아이돌≫은 월등한 능력자인 미리족 연습생들과 한 팀을 이루어 아이돌로 데뷔할 운명에 놓인 평범한 인간 소년 ‘오늘’의 이야기다. 미리는 아이돌이 되기에 적합한 우월한 능력을 타고나지만, 막상 아이돌로 데뷔하고 나서는 케이팝 세계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다. 각자가 너무 뛰어난 미리들은 자신이 가장 빛나고 싶은 열망 때문에 번번이 팀워크를 발휘하지 못하고, 하나의 팀이라기보다는 뛰어난 개인의 집합체 정도에 머무르는 것이 한계인 것이다. 미리들 사이에서는 이걸 ‘이무기의 저주’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우연한 사건으로 드래곤 시티에 들어온 인간 소년 오늘이로 인해 모든 것은 변화한다. 초긍정 멘탈 파워와 착한 오지랖을 지닌 오늘이가 자신과 한 팀이 된 미리 아이들의 숨겨진 아픔과 상처를 살피고 보살피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이기적으로 자신만을 내세우던 미리들은 어느덧 팀을 생각하게 되고, 데뷔를 못 할지도 모른다는 초조함에 서로 날을 세우다가도 다른 사람이 멤버를 괴롭히거나 욕하는 것에는 발끈하며 감싸려 든다.
이 책 프롤로그에서는 ‘제주 오날 설화’의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설화에서는 여의주를 세 개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승천하지 못해 고민인 이무기가 등장하는데, 인간 아이의 조언대로 여의주를 모두 내려놓고 오직 하나만 취하자 이무기는 비로소 하늘로 올라 용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가진 것이 많음에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방황하던 미리연습생들은 인간 오늘이를 만나 욕심을 내려놓고 성장하게 된다. 사실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때로는 지치고 고독하며,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 오늘이 같은 친구가 있다면 참 든든하지 않을까. 힘이 빠지면 밝게 웃으며 기운을 북돋아 주고, 외로울 때는 곁을 지켜 주며, 꿈을 포기하고 싶을 때면 이제 거의 다 왔다고 어깨를 두들겨 주는 이가 내 곁에 있다면 말이다.
≪오늘의 아이돌≫의 저자 김혜정 작가는 이 작품을 쓰면서 자신의 10대 시절이 많이 떠올랐다고 한다. 오늘이가 아이돌이 되고 싶은 것처럼 간절하게 작가가 되고 싶었고, 공모전 당선을 무척이나 바랐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무려 10년 동안 공모전에 100번을 떨어졌지만 어떻게 계속할 수 있었느냐는 물음에 작가는 간결하게 답한다. “하고 싶었으니까요.”
실패가 두려운 10대들에게 꼭 알려 주고 싶다. 실패도 성공도 지나고 보면 작은 디딤돌일 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꿈이라는 목적지에 단숨에 도달하는 방법은 없지만, 실패든 성공이든 하나하나 경험하며 계속해서 걷다 보면, 어느새 멀게만 느껴졌던 꿈을 이룬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용이 되고 싶은 ‘이무기’처럼 아이돌이 되고 싶은 ‘연습생’들의 이야기 ≪오늘의 아이돌≫을 읽는 모든 10대들이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기를, 그래서 소중한 꿈을 지니게 되기를 바란다. 실패든 성공이든 겁먹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자신의 소중한 꿈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