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은 가장 전형적인 양자컴퓨터입니다. 이온트랩 방식으로 큐비트를 구현하는데요. 원자핵에서 전자를 떼어내면 이온이 되죠. 여기에 레이저를 쏘아 거의 움직이지 않게 붙잡아두는 방식을 이온트랩 방식이라고 합니다.”
“여기 큐비트가 몇 개나 되죠?”
성환이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김남훈이 대답했다.
“이건 주로 방문객을 위한 시험용이라 100개 정도만 연결돼 있습니다. 100개만 되어도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르죠. 잘 아시겠지만, 2019년 구글이 시커모어라는 양자 프로세서 칩을 개발했잖아요. 시커모어는 겨우 53개의 큐비트만으로도 사상 최초로 기존의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성능을 선보였습니다. 200초 동안 고작 백만 번 샘플링할 정도였는데, 당시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인 IBM의 서밋으로는 1만 년 걸릴 계산이었죠. 물론 IBM은 이틀 반이면 충분하다고 반박했습니다만. 지금은 최소 큐비트 100개는 넘어야 어디 가서 명함이라도 내밉니다. 게다가 ‘황진이’라는 복잡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무리 없이 돌리려면 최소 이 정도는 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