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에서 진정한 어른으로 커나가는 마레시의 편지
“이제야 나는 집으로 돌아가. 집으로 가.”
《레드 수도원 연대기 3 – 붉은 망토의 마레시》는 서간체 형식으로 진행되어 주인공의 상황과 변화를 더욱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수도원의 가르침을 받던 어린 소녀에서 고향 사람들에게 지식의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마레시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앎과 연대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한다. 비록 여성에 대한 사회적 통념으로 인해 마레시의 꿈을 가까운 이들조차 이해하지 못할지언정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 나간다. 또한 크론의 힘만 알았던 마레시가 메이든의 힘에 눈뜨며 사랑의 가치를 깨닫는다. 작가는 마레시를 통해 일과 사랑, 육아 등 여러 갈래에 놓인 많은 여성들의 현실을 세심하게 다루었다. 여러 고민이 담긴 마레시의 편지는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을 준다. 마레시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담긴 이 편지들을 읽으며 독자들은 지나온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자신만의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재미뿐 아니라 진한 여운과 울림이 담긴 ‘붉은 망토의 마레시’는 여성 서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긴 여정 끝에 누구의 무엇도 아닌 온전한 자신을 만난 마레시처럼 진정한 ‘나’를 찾고 싶은 독자라면 어서 빨리 마레시가 보낸 편지를 펼쳐보길 바란다.
“소설 속 그녀의 여정은 마침내 그렇게 끝이 난다. 아니, 또 다른 시작이라고 말해야 할까? 세 권에 걸친 마레시의 여정은 집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굶주림을 피해 수도원으로, 지식을 나누기 위해 다시 고국의 집으로, 그리고 크론의 부름을 받아 다시 메노스로. (…) 어쩌면 우리 인생은 집을 찾아가는 여정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안전히 있을 수 있는 곳,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곳, 내가 온전히 나 자신으로 있을 수 있는 곳. 집을 찾는 여정은 나를 찾는 여정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_옮긴이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