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귀여우면 어떡하냐?’
아기를 질투하는 수호신, 봉봉의 기막힌 작전!
승우네 집은 특별한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집안의 수호신이 함께 산다는 것이다. ‘봉봉’이라는 이름의 수호신은 복슬복슬 하얀 털이 빼곡한 몸에 커다란 귀와 둥글고 빨간 꼬리가 달려 있고, 작은 새처럼 생긴 부리와 가느다란 손발을 지닌 신기한 모습을 하고 있다. 수호신이라기에는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 동물 느낌의 봉봉은 승우를 ‘유모’라고 부르며 졸졸 따라다니고, 마음씨 착한 승우네 가족은 봉봉을 가족으로 생각하며 보살펴 준다. 이처럼 사랑과 귀여움을 듬뿍 받으며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봉봉은 어느 날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된다. 바로 승우의 사촌 동생인 아기가 승우네 집에서 잠시 지내게 된 것이다.
“나는 마음에 안 든다.” 곧바로 발끈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봉봉. 승우네 가족이 자기보다 아기를 예뻐할까 봐 걱정하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러자 가족들은 온갖 달콤한 말로 봉봉을 안심시키고, 겨우 허락을 얻어 아기를 키우게 된다.
하지만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봉봉의 걱정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귀여운 아기에게 푹 빠진 가족들은 우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고 정성껏 돌보느라 봉봉은 거들떠보지도 않게 된 것이다. 질투심이 활활 불타오른 봉봉은 밤새도록 어떻게 하면 가족의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고민하다 무언가 결심한다.
“나는 오늘부터 아기가 될 거다! 그런 줄 알고 나를 돌보거라!” 위풍당당하게(?) 기저귀를 차고 나타난 봉봉. 자기도 아기가 되겠다며 우유병에 분유를 타 달라고 하고, 화장실도 혼자 갈 수 없다고 떼를 쓰고, 툭하면 아기처럼 목청 높여 울면서 가족들의 혼을 쏙 빼놓고 만다. 진짜 아기와 아기 수호신 사이에 놓인 승우네 가족은 이 난감한 상황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철없는 동생 같은 아기 수호신을 키우며 ‘책임감’과 ‘자립심’을 배우는 어린이 성장 동화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가 새롭게 선보이는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인 ≪수호신 키우기 ② 봉봉, 알에서 깨어나다!≫는 수호신을 키우면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창작 동화이다.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의 전작들이 주로 신비롭고 오싹한 분위기의 판타지였다면, 이 작품은 당차고 밝은 성격의 초등학생 승우의 일상을 배경으로 하면서 귀엽고 엉뚱한 수호신 ‘봉봉’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워 어린이들의 흥미를 돋운다. 특히 일반적으로 수호신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전지전능한 신’의 이미지가 아닌,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처럼 조잘대며 이것저것 해 달라고 조르는 철부지 수호신 ‘봉봉’은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한다.
승우네 가족의 귀염둥이로 행복하게 지내던 봉봉에게 생각지 못한 위기가 닥친다. 바로 봉봉의 라이벌(?)이라 할 만큼 귀여운 아기가 등장한 것이다. 갑자기 생긴 아기 때문에 가족들의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봉봉의 모습은 그다지 낯설지 않다. 실제로 외동이거나 형제가 많지 않아서 평소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집안의 수호신인 봉봉이 아기를 대놓고 경계하고 미워하자 승우네 가족은 난감해한다. 유모인 승우가 사정을 하다 끝내 화를 내고, 엄마와 아빠가 살살 달래며 설득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 봉봉. 급기야는 아기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내뱉고, 이로 인해 ‘심술의 신’이 나타나 아기를 빼앗아 가는 엄청난 사건이 벌어지고 만다. 그러자 놀랍게도 봉봉은 힘차게 날아올라 아기를 향해 쏜살같이 달려간다. 비록 아기를 질투하기는 했어도 막상 아기에게 나쁜 일이 생기는 것은 막고 싶었던 봉봉은 자신이 그토록 아끼던 신격 1단을 심술의 신에게 내어 주고, 아기를 무사히 구출하게 된다. 이처럼 철없는 고집불통이었던 봉봉은 아기를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희생함으로써 위기를 넘기고,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과 다툰 경험이 있는 어린이라면, 이 책에 나오는 봉봉의 이야기에 꼭 귀 기울여 보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가는 용기야말로, 갈등을 멈추고 화해할 수 있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아기를 구하기 위해 용감히 나선 봉봉이, 결국 승우네 가족의 품에서 행복해졌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