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 가장 간절한 소원.
종달새 언덕 마법상점에서 이루어드립니다.”
마법을 부리는 존재가 평범한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죽은 이를 되살리는 일 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늘 떠돌며 생활하기에 그들을 직접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종달새 마을’의 ‘종달새 언덕’ 중턱에 마녀가 산다는 소문이 들린다. 마녀의 존재를 알게 된 인근 마을 사람들은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마법의 힘을 빌리고자 마녀의 마법상점을 찾아간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흉터를 없애길 원하는 여학생, 유일한 가족인 고양이와 대화하고 싶은 칠십대 화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괴로워하는 소설가, 애인을 잃은 형을 걱정하는 남동생……. 계절의 바깥에 있는 듯 외부와는 다른 공기가 감돌고, 향긋한 허브 냄새가 은은히 퍼지는 마법상점. 상점 문을 열고 들어간 이들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붉은 머리카락에 타오르듯 붉은 눈동자를 가진 마녀 ‘스이’를 마주하는데…….
기적이 필요한 당신에게 건네는 작은 마법
오세요, 종달새 언덕 마법상점으로!
애절하면서도 다정한 이야기로 일본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오키타 엔. 2012년 《한순간의 영원을 너와》로 데뷔한 이래 사랑과 상실, 희망과 성장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선보이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제1회 퓨어풀소설대상 금상을 수상하고 누적 판매 65만 부를 돌파하는 등 지금 가장 뜨겁게 사랑받고 있는 오키타 엔의 작품이 처음으로 국내 독자를 찾는다.
《종달새 언덕의 마법사》는 ‘종달새 언덕 마법상점’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과 소망이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 따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제각기 간절한 마음으로 마법상점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마녀는 그들의 소원을 단번에 이루어주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진심을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화해가는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역시 어느 순간 깊은 공감을 느끼고 다정한 위로를 받게 된다.
특히, 겉보기에 독립된 에피소드들이 서로 교차하는 순간 소설 읽기의 즐거움은 한층 깊어진다. 그뿐 아니라 마법상점의 유래가 밝혀지는 소설 말미에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게 하는 뜻밖의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단순한 판타지일 줄 알고 펼쳤다가 예상치 못한 여운에 오래 머물렀다”라는 먼저 읽은 독자의 평처럼,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