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새 언덕의 마법사
마녀와 마법사가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른다. 인간이 먼저인지 그들이 먼저인지 묻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쨌거나 그들은 확실하게 존재하며 사람과 함께 살아왔다. 바람처럼 자유롭게, 하지만 간절한 사람에게는 가까이 다가서며 언제나 이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왔다.
종달새 언덕의 마법사 오키타 엔 저자 김수지 역자
  • 2025년 05월 26일
  • 320쪽137X197mm무선비채
  • 979-11-7332-164-1 03830
종달새 언덕의 마법사
종달새 언덕의 마법사 저자 오키타 엔 2025.05.26
언제나 고요하고 평화로운 종달새 마을. 어느 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중턱에 소원을 들어주는 마녀가 산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불의의 사고로 소꿉친구와 멀어진 중학생,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원로 화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괴로워하는 소설가, 애인을 잃고 힘들어하는 형과 그를 걱정하는 남동생 등, 각기 다른 소망을 품은 사람들이 마녀의 마법상점을 찾아가는데…….
 
마음을 간질이는 섬세한 이야기로 일본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오키타 엔의 장편소설 《종달새 언덕의 마법사》가 국내 독자를 찾는다. 출판사 지쓰교노니혼샤에서 창간한 문학 시리즈 ‘GROW’의 첫 도서로, ‘마음을 성장시키고 희망을 전해줄 한 권의 책’이라는 시리즈 모토를 온전히 담아낸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종달새 언덕’에 자리한 마법상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했을 법한 상처와 고민을 사려 깊게 담아낸다. 등장인물들이 간절한 소원을 이뤄가는 여정은 재미와 감동, 위로와 응원을 선사할 것이다.
 
P.16
문을 열어도 될까 망설이던 그때, 외벽을 덮은 담쟁이덩굴에 감겨 있어 하마터면 못 보고 지나쳤을 철제 간판이 눈에 띄었다.
문 오른쪽 위에 내걸린 간판에는 ‘종달새 언덕 마법상점’이라고 적혀 있다.
P.23
“저기, 스이도 그렇게 마법으로 화상을 치료할 수 있어요?”
메이는 스이의 눈을 보았다.
스이도 빚어놓은 듯 동그란 눈으로 메이를 바라보았다.
“응. 할 수 있어.”
“생긴 지 오래된 흉터도요?”
“마법으로 불가능한 건 죽은 사람을 살리는 일 정도뿐이야.”
P.216-217
살다 보면 마음이 무너지는 커다란 상실을 몇 번이나 조우한다. 그럴 때 슬픔이라는 감정이 있기에 무너지지 않고 마음을 지켜낼 수 있다. 올바르게 슬퍼하고, 아픔을 자각하고, 잃은 존재를 그리워하고, 몸부림치며 울고, 감정을 토해낸다. 그런 뒤에 사람은 다시 앞을 본다. 그렇게 살아가게 되어 있다.
P.305
“인간은 참 재미있어. 똑같아 보이는데 알고 보면 다 달라. 욕심투성이인 사람도 있고, 타인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도 있어. 자신의 마음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가 없으면 살아갈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 나는 말이야, 언제부터인가 지식보다도 그쪽에 흥미가 생기더구나. 사람들을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거야. 그리고 언젠가부터 그렇게 어리석고 연약한 인간들을 사랑하게 됐어. 나를 위해서만 쓰던 이 힘으로 그들의 소망을 이뤄주고 싶어졌지.”
1장 봄이 깃든 흉터 … 9
2장 여름 바람의 행복 … 81
3장 가을비의 이정표 … 137
4장 겨울이 끝나면 … 197
5장 종달새 언덕의 마법사 … 265
작가이미지
저자 오키타 엔 (沖田円)
일본 아이치 현에서 태어났다. 고등학생 때부터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간이 길었다. 전문학교 재학 시절 우연히 소설 투고 사이트를 발견하고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다. 힘든 현실을 잊고 다른 삶을 꿈꿀 수 있는 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져 취직 후에도 작품을 쓰고 투고하던 중, 2012년 《한순간의 영원을 너와一瞬の永遠をキミと》를 출간하며 데뷔했다. 2015년 선보인 장편소설 《나는 몇 번이고 너와 첫사랑을 한다僕は何度でも、きみに初めての恋をする》는 1020 여성 독자층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누적 판매 25만 부를 돌파하였으며 인기에 힘입어 코믹스로 재탄생했다. 2018년에는 일 년 내내 벚꽃이 피는 마을을 배경으로 하는 연작단편집 《천년 벚꽃의 기적을, 너에게千年桜の奇跡を、きみに》로 포푸라샤에서 주관하는 제1회 퓨어풀소설대상 금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너에게春となりを待つきみへ》 《신의 소원神様の願いごと》 《한밤의 프리즘真夜中プリズム》 등 애절하면서도 따뜻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마음속 가장 간절한 소원.
종달새 언덕 마법상점에서 이루어드립니다.”
마법을 부리는 존재가 평범한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죽은 이를 되살리는 일 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늘 떠돌며 생활하기에 그들을 직접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종달새 마을’의 ‘종달새 언덕’ 중턱에 마녀가 산다는 소문이 들린다. 마녀의 존재를 알게 된 인근 마을 사람들은 각기 다른 고민을 안고 마법의 힘을 빌리고자 마녀의 마법상점을 찾아간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흉터를 없애길 원하는 여학생, 유일한 가족인 고양이와 대화하고 싶은 칠십대 화가,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괴로워하는 소설가, 애인을 잃은 형을 걱정하는 남동생……. 계절의 바깥에 있는 듯 외부와는 다른 공기가 감돌고, 향긋한 허브 냄새가 은은히 퍼지는 마법상점. 상점 문을 열고 들어간 이들은 허리까지 내려오는 붉은 머리카락에 타오르듯 붉은 눈동자를 가진 마녀 ‘스이’를 마주하는데…….
 
기적이 필요한 당신에게 건네는 작은 마법
오세요, 종달새 언덕 마법상점으로!
애절하면서도 다정한 이야기로 일본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오키타 엔. 2012년 《한순간의 영원을 너와》로 데뷔한 이래 사랑과 상실, 희망과 성장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선보이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제1회 퓨어풀소설대상 금상을 수상하고 누적 판매 65만 부를 돌파하는 등 지금 가장 뜨겁게 사랑받고 있는 오키타 엔의 작품이 처음으로 국내 독자를 찾는다.
 
《종달새 언덕의 마법사》는 ‘종달새 언덕 마법상점’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과 소망이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이다.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 따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제각기 간절한 마음으로 마법상점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마녀는 그들의 소원을 단번에 이루어주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진심을 마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변화해가는 인물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역시 어느 순간 깊은 공감을 느끼고 다정한 위로를 받게 된다.
 
특히, 겉보기에 독립된 에피소드들이 서로 교차하는 순간 소설 읽기의 즐거움은 한층 깊어진다. 그뿐 아니라 마법상점의 유래가 밝혀지는 소설 말미에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게 하는 뜻밖의 반전도 기다리고 있다. “단순한 판타지일 줄 알고 펼쳤다가 예상치 못한 여운에 오래 머물렀다”라는 먼저 읽은 독자의 평처럼,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