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사랑받는 세계 아동 문학 고전 시리즈 〈주니어클래식〉의 여섯 번째 책 출간.
*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가 전하는 후의와 온정 이야기.
* 크리스마스이브, 환상 같은 하룻밤의 여정을 통해 다시 되새기는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
* 노르웨이가 사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리사 아이사토’의 삽화가 어우러진 황홀한 판본.
“날 좀 내버려 두시오. 나는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지내고 싶은 생각이 없소!”
크리스마스이브 밤, 자신을 방문한 세 유령을 따라나선 구두쇠 스크루지의 흥미진진한 여정!
영국이 사랑하는, 그리고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1812~1870). 그가 남긴 크리스마스 연작 소설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크리스마스 캐럴》이 주니어김영사의 〈주니어클래식〉 시리즈 여섯 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주변 공기마저 차갑게 얼려 버리는 구두쇠 스크루지가 크리스마스이브 하룻밤 사이에 겪는 환상적이고 기묘한 이 이야기는, 처음 발표된 1843년부터 지금까지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꾸준히 읽혀 왔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부를 축적하는 일보다 가치 있는 가족의 사랑과 연결의 힘을 보여주며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만약 내 뜻대로 할 수 있다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떠벌리며 다니는 멍청이들을 모조리 푸딩과 함께 끓인 다음, 심장에 호랑가시나무 말뚝을 박아 파묻어 버릴 테다. 아무렴, 그렇고말고!”(본문 21쪽)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황금이요, 시간이든 인간관계든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여 득과 실을 계산하는 짠돌이 중의 짠돌이 스크루지. 돈벌이에만 몰두하느라 마음이 얼어붙은 스크루지에게 크리스마스란 하루를 쉬기 위한 변명거리에 불과하다. 하나뿐인 조카가 찾아와도,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 마음을 모으는 사람들을 보아도, 모두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들떠 있어도, 스크루지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딱딱하고 고집스럽다. 언제나처럼 혼자인 크리스마스이브 밤, 스크루지에게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 단 한 번뿐인 기회가 찾아온다. 7년 전에 죽은 오랜 동업자 ‘말리’가 유령이 되어 방문한 뒤, 과거와 현재, 미래의 크리스마스 유령들이 차례대로 나타나 스크루지를 데리고 시공을 초월한 여행길에 나선 것. 스크루지는 복작복작한 런던의 크리스마스 풍경과 소박하지만 풍성한 만찬,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며 자신의 과거, 현재, 그리고 바꿀 수 있을지 모를 미래를 경험한다.
“특별히 내세울 게 전혀 없는 평범한 가족이었다. 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차림새도 변변찮았다. 하지만 그들은 행복했고 감사할 줄 알았으며, 함께 보내는 시간을 즐겁게 여기며 만족스러워했다.”(본문 128쪽)
이 책에는 고약하고 인색한 스크루지 영감과는 정반대인, 따뜻한 마음을 지닌 주변인들이 등장한다. 매번 싫은 소리를 들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다시 손을 내미는 조카 프레드, 가족을 사랑하며 저를 홀대하는 사장님을 위해서도 기도할 줄 아는 마음 넉넉한 직원 밥 크래칫, 어린 나이에 병마와 싸우면서도 씩씩한 밥의 막내아들 팀까지. 이들은 유령이 보여 주는 환영 속에 등장해 스크루지의 마음에서 이미 사그라진 불씨를 다시 일으킨다. 과연 스크루지는 다정했던 옛 마음을 되찾을 수 있을까?
“이맘때야말로 가난을 더욱 뼈저리게 실감하고, 풍요로운 부가 한껏 드러나는 법이니까요.”
화려한 불빛 뒤에 가려진 사람들, 크리스마스를 통해 풀어낸 시대의 명암
《크리스마스 캐럴》이 출간된 19세기 영국은 산업 혁명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었다. 산업화한 도시는 많은 돈을 벌어들이며 나날이 발전했지만, 찬란해진 빛은 그만큼 더 어둡고 깊은 그림자를 드리웠다. 찰스 디킨스 역시 12살 무렵 돈을 벌기 위해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고, 이 작품을 쓴 당시에도 늘어난 식구들로 경제적 고난에 시달리며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자신처럼 사회적 모순과 빈부 격차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삶에 주목하며 《올리버 트위스트》, 《리틀 도릿》, 《데이비드 코퍼필드》 등의 작품을 통해 가난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빈민 구제법과 갈피를 잡지 못하는 교육 제도, 부실한 의료 체계 등을 고발했다.
《크리스마스 캐럴》 역시 화려하고 풍요로운 크리스마스 시즌의 이면에 주목하며, 탐욕과 오만에 사로잡히기 쉬운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신랄하게 풀어내는 작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오늘의 작은 후의가 내일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 인간에 대한 애정을 끝까지 놓지 않았던 찰스 디킨스의 진심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세상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가치 있는 일들이 있죠. 특히 크리스마스가 그래요. 저는 크리스마스가 돌아오면 늘 좋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성스러운 이름과 기원에서 생겨나는 존경심은 별개로 두고요. 친절과 자비를 베풀고, 용서하고,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이잖아요.”(본문 21쪽)
주니어김영사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원문이 지닌 풍부한 표현을 살리되 독자의 이해를 돕는 짧은 설명을 본문 속에 녹였다. 각 장면마다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묘사와 비유는 찰스 디킨스 작품의 특징이기도 한데, 덕분에 독자들은 잉크가 마를 새 없는 작가의 펜촉을 따라가며 울고 웃을 수 있다.
이에 더해 노르웨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 중 하나인 리사 아이사토의 삽화는 눈으로 직접 보는 듯 생생하게 휘몰아치는 문장과 어우러져 독서의 즐거움을 한층 더 높인다. 거의 매 페이지에 실린 풍성한 삽화는 다채로운 색 사용과 환상적인 느낌을 더하는 붓 자국이 특히 인상적으로, 밝고, 따뜻하고, 서글프고, 신비로운 글의 분위기를 탁월하게 살리며 눈부신 황홀함을 선사한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등장인물부터 이야기에 몰입하게 만드는 배경까지, 개성 있고 강렬한 이미지가 초대하는 19세기 영국 런던의 크리스마스 무대로 들어가 보자. ‘크리스마스’가 품고 있는 따뜻함과 넉넉함이 스크루지 영감을 넘어 모두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타오를 불빛을 선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