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여행에서 팔 하나를 잃었다. 왼팔이었다.
#옥타비아버틀러#SF#모던앤클래식문학
옥타비아 버틀러 저자
  • 2016년 05월 31일
  • 520쪽120X186mm김영사
  • 978-89-349-7426-0 04840
킨
저자 옥타비아 버틀러 2016.05.31

젠더로 인간을 말하고, 인종의 딜레마를 통해 삶을 통찰하는 작가

‘그랜드 데임’ 옥타비아 버틀러의 대표작!

 

흑인, 그리고 여성. SF 역사상 가장 유니크한 작가이자, 문학적 성취와 상업적 성공을 모두 거머쥔 작가로 손꼽히는 옥타비아 버틀러. 《킨》은 그의 대표작이자 최고 성공작이다.

타임슬립을 하며 100여 년의 시공간을 오가는 흑인 여성 다나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인종, 노예, 젠더, 그리고 여기에서 비롯되는 권력과 인간의 근원적 감정의 문제까지 생각하게 하는 이 작품은 미국에서만 45만 권 이상 판매되었다.

미국 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것은 물론, 수십 년째 각종 북클럽에서 베스트 필독서로 꼽히는 등 스스로 고전 반열에 오른 걸작 장편소설

P.15
고개를 들었지만 케빈에게 초점을 맞출 수 없었다. “뭔가 잘못됐어.” 나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케빈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고, 흐릿하게 회색 바지와 파란색 셔츠가 보였다. 그리고, 케빈은 나에게 손을 내밀다가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집도, 책도, 전부 다 사라졌다. 나는 난데없이 야외에서, 나무가 자란 흙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숲 가장자리, 녹지였다. 앞에는 넓고 잔잔한 강이 흐르고, 그 강 한가운데에서 어린아이 하나가 허우적거리고 비명을 지르며…… 빠져 죽기 직전이었다!
P.38
“전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검둥이였으니까.(…)” 나는 침대에 앉아서 루퍼스를 건너다보았지만, 그 눈빛에서는 흥미와 되살아난 흥분밖에 읽을 수 없었다. “어머니가 날 두고 뭐라고 했다고?” 나는 물었다. “그냥 못 보던 검둥이였다고. 엄마 아빠 둘 다 당신을 본 적이 없었어.” “자기 아들 목숨을 구해준 사람한테 그런 표현을 쓰다니 어처구니가 없구나.” 루퍼스는 얼굴을 찌푸렸다. “왜?” 나는 루퍼스를 노려보았다. “뭐가 잘못됐어? 왜 화가 났어?” “너희 어머니는 언제나 흑인을 검둥이라고 부르니, 루피?”
P.202
와일린은 나를 조금 더 끌고 가더니 세게 밀쳤다. 나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바닥에 엎어졌다. 나는 채찍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보지 못했고, 첫 번째 타격이 오는 것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채찍은 떨어졌고, 달군 쇠처럼 내 등을 내리쳤다. 그것은 얇은 셔츠를 뚫고 내 살갗을 지졌다……. 나는 몸부림치며 비명을 질렀다. 와일린은 머리에 총을 겨눈다고 해도 일어설 수 없을 몰골이 될 때까지 나를 때리고 또 때렸다. 나는 계속 기어서 채찍질을 피하려고 했지만, 그럴 만한 힘이 없었고 몸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계속 비명을 질렀는지, 그냥 흐느끼기만 했는지 잘 모르겠다. 오직 고통밖에 인식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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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미지
저자 옥타비아 버틀러 (Octavia Butler)
1947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아버지를 잃어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데다 난독증에 시달렸지만 책과 이야기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 창작을 즐기던 버틀러는 열 살에 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는 여러 대학과 워크숍을 거치며 작가의 길로 성큼 다가섰다.
 

1976년 첫 작품 《패턴마스터》를 출간하며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출간 수십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웰메이드 SF로 첫 손에 꼽히는 《킨》,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 수상한 <블러드차일드> 등이 수록된 작품집 《블러드차일드》, 아프리카와 아메리카의 역사, 판타지, 과학을 융합한 ‘아프로퓨처리즘’의 대표작 《와일드 시드》, 이외에도 《내 마음의 마음》 《생존자》 《클레이의 방주》 《새벽》 《성인식》 등을 선보였다. 흑인 여성 작가로서 인종과 젠더 문제를 작품에 완벽하게 녹여낸 그는, 백인 남성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SF계에서 문학적 성취와 상업적 성공을 모두 거두며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했다.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하며 SF계의 ‘그랜드 데임Grand Dame’으로 추앙받은 옥타비아 버틀러는 2006년 2월,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58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사진 ⓒNikolas Coukouma
'출판사 리뷰'는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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