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도서명 -모두, 안녕히 (블랙&화이트038)
02. 원제 - みなさん、さようなら
03. 저자 - 구보데라 다케히코 久保寺健彦
04. 역자 - 홍은주
05. 정가 - 12,000원
06. 출간일 - 2012. 2. 10
07. ISBN - 978-89-94343-56-3 03830
08. 쪽수 - 376쪽
09. 판형 - 137×197 (무선)
10. 분류 - 국내도서 > 문학 > 소설 > 일본소설
11. 책 소개
심사위원단 만장일치! 제1회 파피루스 신인상 수상작
일본문단의 무서운 신예가 전하는 감성 카운슬링 청춘 소설
“류와 하루키라는 두 무라카미가 일본 문단에 등장한 이래 오랜만에 어깨를 나란히 할 대형 신인이 탄생했다”라는 극찬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작가 있다. ‘드라마 원작대상 심사위원 특별상’ ‘파피루스 신인상’ ‘일본 판타지노벨대상 우수상’ 등, 주요 문학 출판사에서 주관하는 각종 신인상을 한 해에 세 개나 거머쥐며 일본문단에 화려하게 상륙한 구보데라 다케히코가 그 주인공이다. 《모두, 안녕히》는 초등학교 졸업식 날 겪은 어느 사건을 계기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게 된 주인공의 조금 특이한 일상을 담은 소설이다. 연애소설의 대가 ‘이시다 이라’와 성장소설의 정수 ‘아사노 아쓰코’ 등 쟁쟁한 선배들에게 이미 검증받은 수작인 만큼, 독자들은 생채기 난 외로운 청춘을 표상하는 주인공 사토루를 좇다보면 가슴 한구석이 저릿해오다가도 어느 순간 청춘 소설 특유의 풋풋한 재미와 뭉근한 감동에 빠져들고 만다.
12. 책 속에서
내가 세 살 때 히나 씨는 이혼을 했다. 히나 씨란 우리 엄마다. 한참 말을 배우던 내가 히나, 히나 하고 부르는 아버지를 따라했고, 버릇없다고 주의를 받자 “그럼, 히나 씨” 하고 얼떨결에 내뱉었다는데, 그게 재미있었는지 그냥 부르게 뒀던 모양이다. 커서도 몇 번이나 들었지만 나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혼 후 히나 씨는 간호사 일을 다시 시작했고 나는 3동 1층에 있는 어린이집에 들어갔다. 심하게 우는 데다 적응하는 데 오래 걸려서, 나중에 초등학교에 가면 또 어쩌나 싶어 히나 씨가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나는 초등학교를 무결석, 무지각으로 졸업했다. 대신 중학교에는 단 하루도 등교하지 않았다.
중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때, 히나 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억지로 가라고 하면 반박할 말도 준비해두고 있었는데.
_pp.5~6
그날 나는 마쓰시마와 키스했다. 키스하기 전에 나는 어리석은 질문을 했다.
“해본 적 있어?”
마쓰시마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질문은 안 하는 게 좋아. 나중에 애인한테도 그러면 한 방에 퇴짜맞을 거야.”
“그런가?”
“그래. 나야 애인이 아니니까 상관없지만. 그건 그렇고, 있어, 몇 번. 됐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듣고 싶었지만 그만두었다.
“사토루는? 한 적 있어?”
“있어.”
“언제?”
“초등학교 1학년 때.”
“누구랑?”
배려가 없는 건 외려 마쓰시마 쪽이었다.
“하야시 노리코.”
“그런 애가 있었나?”
“한 학년 위인데, 몰라? 9동 2층에 살았는데. 3학년 때 이사갔잖아.”
“그랬나? 기억이 안 나는데. 그래도 그런 건 횟수에 안 들어가. 그렇게 어렸을 때 한 건, 키스로 안 쳐.”
마쓰시마가 나를 바라보았다. 나도 마쓰시마를 바라보았다. 나는 복지관에서 본 영화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를 떠올렸다. 잉그리드 버그먼과 게리 쿠퍼가 처음으로 키스하는 대목에서 코가 부딪치면 어쩌느냐고 버그먼이 묻자, 이렇게 하면 된다며 쿠퍼가 얼굴을 비스듬히 기울이는 장면 말이다.
_pp.75~76
13. 저자 역자 소개
구보데라 다케히코久保寺健彦
1969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릿쿄 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와세다 대학원 일본문학연구과 석사과정에 진학했다. 오랜 시간 입시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삼십대 중반이면 다른 인생을 살아보는 것도 좋겠지” 하며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고는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2007년 2월 《모든 젊은 녀석들》로 TBS와 고단샤에서 주최하는 제1회 드라마 원작대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같은 해 6월 《모두, 안녕히》로 겐토샤 주최 제1회 파피루스 신인상을, 이어서 7월에는 《블랙 잭 키드》로 요미우리 신문사가 주최하고 신초샤가 후원하는 제19회 일본 판타지노벨대상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하나도 받기 어려운 상을 세 개나 거머쥐며 화려하게 일본 문단에 등장했다. 미국을 동경하는 소년 콤비의 폭주극을 담은 《모든 젊은 녀석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는 한 소년의 성장통을 그린 《모두, 안녕히》, 데즈카 오사무의 걸작 만화 《블랙 잭》에 단단히 빠져 있는 주인공의 못 말리는 성장기를 담은 《블랙 잭 키드》 등 하나같이 쟁쟁한 작품으로 보란 듯 삼관왕을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구보데라 다케히코를 두고, 류와 하루키라는 두 무라카미가 일본 문단에 등장한 이래 오랜만에 어깨를 나란히 할 대형 신인이 탄생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밖의 작품으로 《하늘이랑 세이랑 나랑》《열려라 참깨》《GF》《헬로 워크!》《중학 시절》등이 있다.
옮긴이 홍은주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학과 및 동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일본에서 살면서 《상실 연습》《악연》《미크로코스모스》《지푸라기 여자》 등 다수의 프랑스 책들은 물론, 아사다 지로의《고로지 씨의 뒷수습》근간을 비롯하여 일본 문학도 우리말로 활발히 소개하고 있다.
14. 출판사 리뷰
“나는 평생, 내가 태어난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초등학교 졸업식 날, 친구가 살해되는 장면을 바로 옆에서 맞닥뜨린 이래, 주인공 사토루는 위험천만한 세상과 접촉을 거부하고 평생 아파트 단지라는 한정된 구역에서만 지낼 것을 다짐한다. 단지 밖으로 나가려면 어쩐지 가슴이 맹렬하게 두근거리면서 숨이 막혀오는 탓이다. 자연스레 단지 밖에 소재한 중학교에는 하루도 등교하지 못하고, 단지 안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을 살 때는 반드시 친구의 손을 빌려야 하는 등, 다양한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정작 사토루는 자신의 상태를 의연히 받아들이고, 그가 나고 자란 도영 후쿠로 제2단지를 평화와 안전의 철옹성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먼저 아침저녁으로 체력단련에 매진한다. 이론적인 사항이 요구되면 복지관 도서실에서 참고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극진 가라테의 창시자 ‘최배달(일본명: 오야마 마스다쓰)’의 책을 최고의 지침으로 삼았다. 그리고 단지를 순찰하며 그 결과를 꼼꼼히 기록했다. 후쿠로 초등학교 졸업 동기생 106명의 집을 한 집 한 집 살펴보고 매일같이 모두의 안녕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다 반복되는 일상에 무료함을 느낄 즈음, 단지 상가의 케이크숍에 일자리를 구했다. 가가호호 케이크배달 서비스를 하는 덕분에 덤으로 자연스레 주민들과의 오랜 벽을 허물었다. 또 다른 이유로 등교거부 중인 동창 녀석과 우연한 기회에 말을 터, 마음을 나누는 ‘베프’가 생겼고, 가끔 옆집 마쓰시마와는 사랑과 우정 사이를 넘나드는 아찔한 데이트를 즐기기도 했다. 사토루의 일상은 그렇게 별 문제없이 흘러가는 듯했다.
나만의 우주를 지키고 싶은, 그리고
잃어버린 우주를 그리워하는 모든 이에게 바치는 감성 카운슬링 청춘 소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했던가. 세월과 더불어 모든 것이 변해갔다. 진학 혹은 취직을 이유로 동기들이 하나둘 집을 떠나는 것을 물론, 엊그제만 해도 영원을 속삭이던 애인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별을 선언한다. 단지가 노후함에 따라 한 집 두 집 이사를 나갔고, 그렇게 떠나간 자리는 오랫동안 공실로 남아 있거나 더운 나라 출신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의 차지가 되었다. 무엇보다 사토루에게는 케이크숍 사부의 변화가 큰일이었다. 준비-제작-판매, 어떤 단계에서도 빈틈이 없던 사부가 어쩐 일로 재고수량을 착각하는가 싶더니, 어느 날엔가 ‘꽃에 비바람 있다 하였으니, 이별이 곧 인생이라’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훌쩍 자취를 감춰버린다. 그리고 사토루 인생 제2막이 열리는데…
나는 이십대 청춘이다.
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SDT)를 앓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다.
나는 평생, 내가 태어난 아파트 단지를 한 번도 벗어나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이제는 준비가 됐다.
청춘의 상처들이여, 모두 안녕히…
불가능한 행복이나 불가피한 슬픔에 마주한 모든 청춘들에게 《모두, 안녕히》의 일독을 권한다. 사토루와 함께하는 ‘청춘’ ‘위로’ ‘치유’ ‘공감’의 그래피티가 어느 순간 가슴 한구석에 차곡차곡 피할 수 없는 감동을 쌓고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청춘소설의 혁명이 일으킨 선열한 데뷔작’이라는 찬사가 과하지 않은 작품과의 만남이 반갑다.
15. 추천의 말
★ 점점 더 고독해지는 주인공의 괴로움이 그대로 전해오는 듯하다. 저력 있는 제1회 수상작!
_이시다 이라(작가)
★ 강렬한 작품과 함께 강렬한 작가가 등장했다! 작가의 필력에 특히 감탄했다. 굉장하다!
_아사노 아쓰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