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매미 일기
하무로 린의 제146회 나오키상 수상작!
《저녁매미 일기》는 창렬한 각오로 삶의 신념을 지키는 중년 무사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소설 특유의 품격 있는 미의식과 고답적인 낭만을 고스란히 선사한다.
저녁매미 일기 블랙&화이트 047 하무로 린 저자
  • 2013년 03월 25일
  • 348쪽137X210mm양장김영사
  • 978-89-94343-98-3 03830
저녁매미 일기
저녁매미 일기 블랙&화이트 047 저자 하무로 린 2013.03.25

하무로 린의 제146회 나오키상 수상작!

삶의 위대함을 회복시키는 외롭고도 높고 처절한 무사의 각오!

 

“여름 한철 치열하게 살다 가는 저녁매미처럼,

구원을 호소하지도, 헛된 희망을 갖지도, 그렇다고 회피하거나 포기하지도 않겠다!”

 

《저녁매미 일기》는 창렬한 각오로 삶의 신념을 지키는 중년 무사의 이야기를 통해, 시대소설 특유의 품격 있는 미의식과 고답적인 낭만을 고스란히 선사한다. 수차례 수상후보에만 그쳤던 하무로 린에게는 나오키상 수상작가라는 당당한 영예를 선사했고, 자극으로 충만한 일본 소설시장에는 ‘역사?시대소설 열풍’이라는 새바람을 몰고 왔다. 미야베 미유키를 비롯해 아사다 지로, 하야시 마리코 등 굵직한 작가들의 절찬이 줄을 잇는가 하면, NHK FM 10부작 드라마화에 이어, 야쿠쇼 고지, 오카다 준이치, 호리키타 마키 등 스타들이 대거 출연, 2014년 영화 개봉을 목표로 곧 크랭크인에 들어간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P.페이지 30~31
쇼자부로 앞에 놓인 일기에는 ‘저녁매미 일기’라고 쓰여 있었다. “어찌하여 저녁매미입니까?” 쇼자부로가 의아해하자, 슈코쿠는 빙긋 웃었다. “여름이 오면 이 부근에서 저녁매미가 많이 웁니다. 특히 가을기운이 완연해지면 여름이 끝나는 것을 슬퍼하는 울음소리로 들리지요. 나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몸으로 ‘하루살이’의 뜻(일본에서는 ‘저녁매미’를 ‘하루살이’를 뜻하는 ‘히구라시’라고 함)을 담아 이름을 지었습니다.” 쇼자부로는 머뭇머뭇 일기를 폈다. 슈코쿠의 심경이 쓰여 있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읽기가 겁났다. 동시에 슈코쿠가 칠 년 전 측실과의 밀통에 관해 어떤 식으로 기재했는지 보고하라는 헤이에몬의 명이 생각났다. ‘여기에 그 일이 적혀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기에는 그날의 날씨와 필사한 자료의 종류, 분량과 함께 가보에 기재할 내용 등만 쓰여 있는 듯했다. 자신의 심경 등은 쓰지 않고 그저 가보 편찬에 필요한 사항만 기록했다. 슈코쿠의 가보 편찬에 대한 자세가 얼마나 추상같이 엄한지 알 수 있었다.
P.페이지 26~27
‘이 사람은 언젠가 죽어야 하는데. 그것이 두렵지 않나.’ 문득 그런 의혹이 들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무사로서 당연한 각오일지 모르지만, 싸움터에서 창칼을 휘두르고 있을 때라면 또 몰라도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다가간다는 것은 끝을 알 수 없는 공포일 것 같다. 그러나 슈코쿠에게는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하는 기색이 터럭만큼도 없었다. 쇼자부로는 그것이 수상쩍게 느껴졌다.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역시 막상 때가 되면 도망칠 작정이 아닐까.’ 자꾸만 그런 의심이 들었다. 쇼자부로의 생각을 알아차린 듯, 슈코쿠가 말했다 “단노 공,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고는 했으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죽음도 겁나지 않는다고 호언하는 것은 무사의 허세일 뿐. 나도 목숨이 아까워 밤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쇼자부로는 역시 그런가 생각하며 슈코쿠의 꾸밈없는 말을 귀기울여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고 합니다. 오십 년 뒤, 백 년 뒤에는 수명이 다하지요. 나는 그 기한이 삼 년 뒤로 정해진 것일 뿐. 하면 남은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가고 싶습니다.”
'목차'는 준비 중입니다.
작가이미지
저자 하무로 린 (葉室麟)

1951년 후쿠오카 현 기타큐슈 시에서 태어났다. 세이난가쿠인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한 뒤 신문기자 및 라디오뉴스 데스크로 일하다가 쉰 살에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사 년 후인 2005년 에도시대의 천재 화가 오가타 고린과 그의 동생 겐잔의 이야기를 담은 《겐잔 만년의 시름》으로 제29회 역사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2007년 유년기를 같이 보낸 두 중년 무사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은한의 부》가 거장 후지사와 쇼헤이의 재림이라는 절찬을 받으며 제14회 마쓰모토세이초상을 받았다. 심사에 참여했던 미야베 미유키는 “긴 여운을 남기는 한시가 인상적이었다. 읽는 내내 높은 교양이 묻어났고 마지막에는 묵직한 감동을 주는 매력적인 정공법의 시대소설!”이라고 호평했다. 이후, 2008년에 발표한 《목숨이었다》를 시작으로 《추월기》《꽃은 흩어지리라》《사랑 소나기》 등이 연이어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고, 2012년 《저녁매미 일기》로 드디어 4전 5기 나오키 신화에 마침표를 찍었다. 작가는 현재 후쿠오카에 살며 폭넓은 역사적 지식과 치밀한 필력을 무기로 왕성한 창작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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