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환할수록 그림자가 짙듯 정의가 있는 곳에 악의가 숨어든다!”
정의를 수호하기 위해 죄를 짓는 자, 악을 벌하기 위해 정의를 이용하는 자!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
《통곡》과 《우행록》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을 더욱 세밀하게 묘파해 ‘사회파 미스터리 대표작가’로서 입지를 굳힌 누쿠이 도쿠로의 신작. 인적이 드문 밤의 주택가, 희생자의 집게손가락이 사라지는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한다. 일본 열도는 충격에 휩싸이고 범인은 세상을 비웃듯 또 한번의 예고를 던지는데… 정의를 수호한다며 죄를 짓고 악을 벌한다며 정의를 동원하는, 선과 악의 교묘한 경계에 놓인 인물들을 통해 인간 내면의 이중성을 고발한다. 야마모토슈고로상 수상작으로 누쿠이 도쿠로 소설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역작이다.
1968년 일본 도쿄 출생. 와세다 대학 상학부商學部를 졸업했다. 어린 시절 아르센 뤼팽의 창시자인 모리스 르블랑의 소설을 읽고 추리소설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그 후 고등학교 3학년 때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아 미스터리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대학 졸업 후 부동산 회사에 근무하고 있을 때도 그 결심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부동산 회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대하며 인간의 본질에 대해 다양한 경험을 쌓은 누쿠이 도쿠로는 대학 시절부터 오랫동안 준비해온 소설을 드디어 세상에 내놓는다. 그 소설이 바로 1989년 일본을 경악시킨 희대의 범죄 미야자키 쓰토무 사건을 모티브로 한 《통곡》이다. 《통곡》은 1993년 제4회 아유카와 데쓰야상 최종 후보작에 올라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다가 아쉽게도 대상 수상을 놓치게 된다. 하지만 이때 심사위원을 맡았던 작가 기타무라 가오루가 누쿠이 도쿠로의 천재성에 감탄해 그의 작가 데뷔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거장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출간된 《통곡》은 신인답지 않은 절제된 문장력과 독자의 혼을 빼놓는 뛰어난 트릭으로 일본 문단과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또 ‘본격추리소설 100선’에 선정되는 등 일본 추리소설사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신본격 미스터리의 젊은 기수로 화려하게 등단한 누쿠이 도쿠로는 《우행록》, 《프리즘》, 《살인 증후군》, 《실종 증후군》, 《야상》 등의 작품을 연속적으로 출간했으며, 이중 평온했던 일가족이 살해당한 이유를 철저하게 파헤친 《우행록》으로 제135회 나오키상 후보에, 한 아이의 죽음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한 단면을 폭로한 《난반사》로 제141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아내는 제3회 아유카와 데쓰야상을 수상한 미스터리 작가 가노 도모코加納朋子. 누쿠이 도쿠로가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철저하게 파헤치는 무거운 작풍으로 유명한 반면, 아내인 가노 도모코는 그와 반대로 가벼운 일상의 미스터리를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