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의 피
경관의 피 경관의 피 사사키 조 저자
  • 2015년 03월 03일
  • 684쪽Xmm무선김영사
  • 9791185014784
경관의 피
경관의 피 경관의 피 저자 사사키 조 2015.03.03

★ 2007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 제26회 모험소설협회대상 수상작

 

아버지에서 아들로, 그리고 다시 손자로…

일본 미스터리 역사를 새로 쓴 선 굵은 경찰소설 《경관의 피》

2015년, 합본 소장판으로 다시 태어나다!

 

일본 미스터리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장르로 손꼽히는 ‘경찰 미스터리’를 가장 잘 쓰는 작가 사사키 조. 그의 화려한 작품 목록 가운데에서도 가장 완성도 높은 걸작으로 꼽히는 《경관의 피》가 독자들의 뜨거운 요청에 힘입어 새로이 선보인다. 상·하 두 권으로 나뉘었던 판본을 한 권으로 합본해 장중한 대하드라마의 흐름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경관의 피》는, 재킷 또한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간결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사사키 조만의 문체를 살려 세심하게 다듬은 본문은 대가의 명성을 확인하게 할 것이다. 《경관의 피》는 정통 미스터리의 틀에 일본 근현대사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기의 격변하는 시대상과 가족상을 농밀하게 담아낸 대작이다. 경찰관의 길을 선택했고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삼대三代의 이야기는 시대소설의 아련한 정취는 물론 경찰소설의 집요한 매력, 가족소설의 뭉근한 감동 등 다양한 층위를 아우르는 독서의 맛을 선사한다. 사사키 조는 이 작품으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모험소설협회대상을 수상하고, 나오키상 후보로 거론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아울러 2009년 아사히TV 개국 50주년 기념 특집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화제를 모았다.

P.671-672쪽
팀의 최연소 수사원이 가즈야 옆에 섰다. 뺨이 약간 발그스레하다. 흥분한 모양이다. 그 부하가 말했다. “그나저나 아슬아슬한 수사였네요. 여기까지 올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위법 수사라고 제재가 들어오지나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가즈야가 말했다. “실제로 그렇게 될 뻔했어.” “역시 그렇습니까? 저희는 회색지대에서 수사를 했으니까요. 입건하기 위해 위험한 곳까지 발을 들여놓고 말았습니다. 주임님도 그늘에서는 회색이라고들 했어요.” 가즈야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경관이 하는 일에 회색지대란 없다. 약간의 정의, 약간의 악행, 그런 일은 없어.” “그런가요? 솔직히 저는 제가 명도 백 퍼센트의 결백한 흰색이라고는 말 못 하겠습니다. 명도 영 퍼센트의 검은색도 아니지만요.” “우리 경관은 경계에 있다. 흑과 백, 어느 쪽도 아닌 경계 위에 서 있어.” “어느 쪽도 아니라니, 그게 가능합니까?” “가능해. 우리가 하는 일을 시민이 지지하는 한, 우리는 그 경계 위에 서 있을 수 있어. 어리석은 짓을 하면 세상은 우리를 검은색 쪽으로 떠밀겠지.” “모든 것은 세상의 지지에 따른다는 말씀입니까?” “그게 경관이다.” 부하가 가즈야의 가슴으로 시선을 옮겼다.
P.5-6쪽
누군가가 고래고래 다미오의 이름을 불렀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버지의 상관인 경시청 소속 야나카 경찰서 서장이었다. 스기노라는 이름의, 비만인 경시警視다. 서장은 다미오에게 물었다. “네 아비는 어디 있지? 어디 가 있는 게야!” 명백한 비난조였다. “아빠는” 하고 다미오는 주위를 재빨리 둘러보고서 말했다. “지금, 방금 전까지 있었어요. 여기서, 다들 떨어져 있으라고.” “없잖아! 여기는 네 아비가 담당하는 구역이란 말이다. 주재소 바로 옆 아니냔 말이야!” “있었어요!” 다미오는 말했다. “방금 전까지 여기에 있었어요!” 그때 뭔가가 부서지는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다미오가 탑으로 눈을 돌리자 탑의 2층단 처마가 무너져 내리는 참이었다. 불똥이 흩날렸다.
P._197쪽
두 사람을 배웅한 후 다미오는 새삼스럽게 불단에 놓인 아버지의 영정을 바라보았다. 다미오에게 있어 유일한 성인 남성의 규범. 어머니와 지금의 삼촌들이 실제보다 더 미화해서 이야기했더라도, 그들이 이야기해준 진짜 경찰관. 그 피를 자신이 이어받았다는 사실을 다미오는 남몰래 긍지로 삼아왔다. 특히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더욱 강렬하게. 영정을 바라보면서 다미오는 가슴속으로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내가 경시청 경관이 되고 싶은 이유는 한 가지가 또 있다. 누구에게 말할 생각도 없고, 말해봤자 이해해주지도 않겠지만, 어쨌든 그 또 하나의 이유를 위해 나는 내년에 경시청 경찰관 채용시험에 응시한다…….
'목차'는 준비 중입니다.
작가이미지
저자 사사키 조 (Joh Sasaki)
1950년 홋카이도 유바리에서 태어났다. 자동차회사에 근무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 1979년에 《철기병, 날았다》로 제55회 올요미모노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데뷔 이후 십 년 가까이 무명 시절을 이어가다가, 1989년에 발표한 《에토로후발 긴급전》이 제3회 야마모토슈고로상, 제43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제8회 일본모험소설협회대상을 휩쓸며 평단과 독자, 모두에게 지지받는 인기 작가로 부상한다. 《베를린 긴급지령》에 이어, 일본모험소설협회대상을 수상한 《스톡홀름의 밀사》와 함께 ‘제2차세계대전’시리즈 3부작을 완성한 작가는 첩보소설의 귀재로 인정받는 데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한다. 2002년 역사소설 《무양전》으로 제21회 닛타지로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다채로운 테마로 이름을 날리지만, 그의 재능이 폭발적으로 발휘된 분야는 경찰소설이다. 《웃는 경관》으로 2006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0위, 《제복 수사》로 2007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위, 《경관의 피》로 2008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올라, 경찰미스터리의 대가라는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데뷔 삼십 년, 연작 단편소설 《폐허에 바라다》로 제142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일본 현대문학의 대표 작가임을 증명했다. 특히 《경관의 피》는 아버지에서 아들로 다시 손자로 이어지는 경관 삼대의 긍지와 삶, 전후 일본의 사회상, 개인과 집단의 대립 등을 유장한 서사의 흐름에 고스란히 녹여내, 걸작 중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뒤 사 년 만에 발표한 《경관의 조건》은 《경관의 피》로부터 구 년 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전작이 가족소설과 대하소설의 유장한 매력을 담았다면 후속작은 장르소설 고유의 짜릿한 엔터테인먼트를 선사한다. 데뷔작 《에토로후발 긴급전》을 비롯해서 최근작 《다이칸야마 콜드 케이스》까지 다수의 작품이 영상화되어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현재 활발한 집필 활동은 물론, 도쿄의 대학에서 객원교수로 강단에도 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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